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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맑은 날, 굳은 날

  • 성지현
  • 조회 : 1249
  • 2022.09.07 오후 05:16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제11호 태풍 힌남노 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서울은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갔는데 포항이나 경주 등 남쪽 지역은 엄청난 피해를 겪었습니다. 포항 어느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에 있는 자동차를 빼러 갔다가 여러 명이 실종 혹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태풍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지난 화요일 오후, 하늘은 너무나도 쾌청했고 공기도 선선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모임이 있어 갔다가 카페에 잠시 들렸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 계신 분들이 하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너무 좋다. 매일매일 이렇게 맑고 쾌청했으면 좋겠다.”

  매일 맑은 날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말처럼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매일 맑고 쾌청하기만 하면 세상은 사막이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반대로 365일 굳은 날만 지속된다면 웬 만한 사람들은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인생살이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좋은 날만 바라지만 그렇게 되면 인생은 무미건조한 황량한 사막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비도 내려야 꽃도 피고 나무도 자라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해 낼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맑은 날과 흐린 날이 함께 있어야 무미건조하지 않고 다양하고 풍요로운 인생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날씨가 좋다, 혹은 나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좋은 날과 나쁜 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날씨로 이야기하자면 단지 맑은 날과 흐린 날, 비 오는 날과 바람 부는 날이 있을 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흐리고 비가 오는 것이 하늘의 축복입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날씨가 맑고 쾌청할 때 행복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소풍 가는 이에게는 쾌청한 날이 좋은 날이지만 말라 죽어가는 작물을 지켜보는 농부에게는 비 오는 날이 좋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란 결국 아들 둘이 있는데 하나는 짚신 장사를 하고 다른 아들은 나막신 장사를 하는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습니다. 좋을 때는 감사하고 나쁠 때는 참고 기다리는 것이 지혜입니다. 맑고 쾌청한 날은 맑고 쾌청해서 좋고, 바람 불고 비 오는 날은 바람 불고 비가 와서 좋아해야 합니다.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는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11:14).

  추석명절에 좋은 분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립니다. 부모 형제, 친구들. 만나서 좋았는데 헤어질 때는 많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헤어져야 그립고, 그리운 만큼 다시 만나는 기쁨이 커질 것입니다. 행복이 따로 있겠습니까? 지금 웃을 수 있고 감사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행복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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