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계묘년 첫날 아침에

  • 성지현
  • 2023.01.22 오전 07:08

  전라도 어느 마을에 비교적 부유하게 살던 부부가 있었습니다. 사는 것은 걱정이 없었습니다. 밭도 있고 논도 몇 마지기 있고. 하지만 남편은 좀 더 큰 세상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달랐습니다. 감정이 풍부했고 시와 음악을 좋아했으며 여행을 즐겼습니다. 아내는 남편과 함께 어디든지 가고 싶었고 여행을 가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그런데 매일같이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남편이 싫었습니다. 가진 것도 충분했고 여유도 있는데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남편이 못마땅했습니다. 공부하느라 늦게 들어오는 남편이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아내는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심은 미움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미워지기 시작하자 소망마저 잃어버렸습니다. 소망이 사라지자 아내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먹지 못하자 빈혈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살고 싶은 의욕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시름시름 앓고 있는 아내가 걱정이었습니다. 의사가 왕진을 왔는데 너무 먹지 못해서 문제이니 수혈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사를 해보니 두 부부의 혈액형이 일치하여 남편의 피를 아내에게 줄 수 있었습니다. 의사는 두 부부를 나란히 눕혀 놓고 호스를 연결하였습니다. 검붉은 피가 남편의 몸을 빠져나와 아내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남편의 피가 자신의 혈관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아내의 마음에 큰 울림이 일어났습니다. 피를 주는 것을 보니 남편이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자 남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었습니다. 세상이 밝아졌고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건강도 회복되었고 행복도 다시 찾아왔습니다.

  계묘년 설날입니다. 2023, 믿음 안에서 신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물론 우리를 신나게 하는 것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그 몸의 물과 피를 다 쏟아 주셨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5:8).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힘입어 세상을 넉넉히 이기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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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묘년 첫날 아침에
  • 2023-01-22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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