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빈 접시들

  • 성지현
  • 2023.04.29 오후 02:35

  어느 마을에 여섯 자녀를 키우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심성이 착했던 여인은 부지런히 일을 했고 아이들도 잘 자라주었습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여인에게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은 너무나도 벅찬 일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남은 빵이었습니다. 여인은 아이들과 함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늘 그래 왔듯이 식탁 위에는 일곱 개의 접시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접시는 비어 있었습니다.

  “얘들아, 하나님께 우리 먹을 것을 주시도록 기도해야 하겠다.” 어머니는 자녀들을 식탁에 앉게 하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 어머니의 기도가 막 끝났을 때 한 아이가 외쳤습니다. “밖에 빵집 아저씨가 와 있어요.”

  “눈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군요. 잠시 몸을 좀 녹일 수 있을까요?”

  집안으로 들어온 빵집 아저씨는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빈 접시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접시만 있고 빵이 없다니. 여인은 돈이 떨어져 빵을 살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빵집 아저씨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돈이 없다고 아이들을 굶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어떻게든 먹여야지요.”

  마침 눈발이 잦아들자 빵집 아저씨는 마차를 몰았습니다. 얼마 후 빵을 가득 들고 한 걸음에 달려 왔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빵을 먹을 수 있어 좋았지만 그 보다는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신 사실에 신이 났습니다. “엄마, 엄마! 빵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하나님이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빵을 보내 주셨어요.”

  어느 청년이 교회에 처음 나갔습니다. 마침 목사님께서 겨자씨만 한 믿음이 있으면 산을 옮길 수 있다는 내용으로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청년은 말씀에 은혜를 받고 집 앞에 있는 산을 옮겨달라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열흘이 되고 스무날이 흘렀습니다. 목사님은 오히려 청년이 시험에 들게 하지 않도록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드디어 사십 일이 되었습니다. 청년이 상기된 얼굴로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산을 번쩍 들어 옮기셨는데 요즘은 달라졌나 봐요. 21세기에는 기계로 옮기시네요.” 새로 건설 중인 고속도로에 흙이 필요해지자 큰 트럭들을 동원하여 흙을 실어 나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떤 형편에든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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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접시들
  • 202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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