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님과 청년들의 눈물
요즘 뉴진스님이 큰 화제입니다. 과거 개그콘서트에서 바보 빡구형으로 잘 알려진 개그맨 윤성호씨가 한동안의 공백을 극복하고 새로 잡은 ‘부캐’가 바로 스님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한불교 조계종에서는 그를 불러 ‘뉴진스님’ 법명까지 내려주며 불교 홍보대사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새롭다는 의미의 ‘NEW’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진(進)’, 합쳐서 ‘뉴진(NEW進) 스님’이랍니다.
청년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강렬한 EDM음악으로 디제잉을 하며 ‘극락도 락(樂)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 등을 외치는 그의 공연은 가는 곳마다 큰 호응을 얻었고, "불교, 또 나만 빼고 재밌는 거 하네"라는 제목의 짤(짧은 영상)들이 수백 개씩 나왔습니다.
저의 유튜브 알고리즘에도 자주 그의 공연영상이 나타났는데, 특히 지난 4월에 있었던 불교 연등회 공연영상을 보다가 저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분명히 음악은 무척 신나는데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흐른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견디세요 견디세요 그럼 저처럼 좋은날 옵니다> 뉴진스님 그 말 한마디에 즐기다가 맘이 울컹 눈물이 핑~”
“분명 음악은 신나는데 왜 눈에서는 눈물이...ㅠㅠ”
“와 나 요즘 너무 힘든가 이거 보는데 눈물이...”
“<이 또한 지나가리> 가사 듣는데 눈물이 차오르네... 작년에 힘들었던 시기가 떠오르면서ㅠㅠ”
이 시대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너무도 팍팍하고 힘든 삶을 버텨내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오랜 공백을 뚫고 늦게서야 빛을 보게 된 개그맨 윤성호씨의 삶에 자신들의 희망을 투영하며, ‘나도 조금만 버티면 좋은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겁니다.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스님 캐릭터의 개그맨 한 명이 주는 메시지가 청년들에게 저토록 위로를 주고 있는데, 왜 우리 기독교는 젊은이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은천교회 주변에도 혼자 사는 청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는 팍팍한 현실을 하루하루 버텨내며 위태롭게 살고 있는 청년들도 있을 겁니다. 우선 그 청년들을 만나서 보듬을 수 있는 작은 노력이라도 우리교회가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또한 지나간다’는 막연한 희망을 넘어, 목숨을 버리기까지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제대로 전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어려움을 재료로 삼아 기어이 선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이 바로 우리가 믿고 있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장대진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