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스리랑카 이야기 (1)

  • 이완희
  • 2024.07.06 오후 12:29

  지난 626일 출발하여 78일의 일정으로 스리랑카에 다녀왔습니다. 수도 콜롬보 공항에 도착하여 처음 느낀 것은 참 덥고 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나라 사람들 말로 스리랑카는 계절이 두 개밖에 없다고 합니다. 더운 날, 그리고 더 더운 날입니다. 다행히 다소 시원해져서 35도를 넘지 않았는데 습한 공기는 우리나라에서 겪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문제는 온 세상이 부처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로 여기저기 크고 작은 부처상이 넘쳐났습니다. 큰 부처, 작은 부처. 자동차 운전대 앞에도 부처상이 있었습니다. 언덕 위에도 있었고, 마을 어귀에도 있었습니다. 잠자는 부처, 명상하는 부처, 가르치는 부처. 자동차 뒤에 보면 나는 불교도입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었고, 사람들은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했습니다.

  붉은 법의를 입은 승려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렸는데 승려들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도 승려들은 특별한 예우를 받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가 되면 하루도 예외 없이 인근 사찰에서 들려오는 불경 소리가 세상을 깨웠고 어디를 가든 향내가 코를 찔렀습니다.

  전체 인구의 70% 정도가 불교 신자라고 합니다. 25%는 이슬람, 기독교인들은 2%에 불과합니다. 숫자도 그렇지만 불교의 영향은 생각보다 강했습니다. 629, 정수정 선교사가 돌보고 있는 교회의 아이들은 학교 선생님의 협박을 받아 교회에 오지 못했습니다. 엄마가 학교에 불려가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예배에 참석한 아이들은 다음날 학교에 가면 벌을 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스리랑카 남단 당칼레에서 주일예배를 했습니다. 그런데 예배 중에 경찰이 찾아와 목사님이 불려 나갔습니다. “예배를 중단하시오. 성도들을 해산시키시오.” 다행히 경찰은 떠났고 10여 분 후에 예배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예배 후에 물어보니 자주 있는 일이라며 목사님은 껄껄 웃으셨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는지는 상상에 맡깁니다.

  하지만 성도들은 뜨거웠습니다. 개척한 지 2년 되었다는 어느 교회 금요철야기도회에 참석했는데 아이들을 포함하여 3-40명이 모였습니다. 저희 일행은 양해를 구하고 10시 넘어 나왔지만 그들은 새벽 다섯 시까지 기도회를 이어간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스리랑카의 선교사들과 성도들은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전도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2500만을 품고 기도합니다. 성품적으로 참 착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모릅니다. 저들이 아침에 일어나 향을 피우고 불경을 외우는 대신 주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릎을 꿇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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