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멋진 가을을 출발하며

  • 이완희
  • 2024.08.31 오후 01:12

  현대인의 삶과 의식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을 꼽으라면 맨 앞에 핸드폰을 놓고 싶습니다. 많은 정보를 빠르게 얻게 된 것은 정말 신나는 일입니다. 다만 너무 많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입되면서 역기능이 나타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핸드폰을 보고 가다가 전신주에 부딪히고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는 것은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다루지 않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핸드폰을 켜두고 수시로 들여다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알림이 울리지 않았지만 혹시하는 생각으로 화면을 밀어붙입니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의 효율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케네디 멜론 대학의 한 연구소에서 학생 136명을 모아 시험을 보게 했습니다. 일부는 시험 중에 핸드폰을 끄게 했고, 일부는 핸드폰을 켜둔 채 중간중간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실험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문자를 확인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평균 20% 더 나빴습니다. 비슷한 실험을 다른 연구소에서 했는데 거기서는 30%나 좋지 않게 나왔다고 합니다.

  2017년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인 하루 독서 시간은 17, 반면에 하루 평균 핸드폰 사용 시간은 5.4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더하면 더하지 덜 하지는 않을까 싶습니다. 핸드폰 사용 시간이 잠자는 시간보다 많은 젊은이가 허다합니다.

  문제는 독서입니다. 최근 조사에서 한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몇 권의 책을 읽는지 조사했는데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꼴찌였습니다. 미국 6.6, 일본 6.1, 프랑스 5.9, 중국 2.6, 한국 0.8, 보시는 대로 중국 사람들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가을입니다. 전에는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는데 요즘도 쓰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e-book’도 좋지만 그보다는 종이책을 가까이하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는 중에 핸드폰을 들여다보지 않아야 합니다. ‘알림이 울려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그만큼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성경을 읽는 중에 문자가 오더라도 최소한 그 장(chapter)만큼은 마무리하고, 그 후에 핸드폰을 확인하자는 말입니다.

  아이들을 보면 너무 산만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른들도 산만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거립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때 뭔가에 몰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핸드폰이 아니라 독서에, 그리스도인으로 특별히 말씀 읽기에 집중할 수 있다면 멋진 가을이 될 것입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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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진 가을을 출발하며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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