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세리 마태가 제자가 되다

  • 이완희
  • 2025.01.18 오전 11:12

  성경을 읽다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는 이야기 역시 왜 그러셨을까 싶습니다. 글도 모르는 무학력자들, 그것도 바닥 인생을 살던 어부들을 부르셨고, 가나나인 시몬 같은 과격주의자를 제자로 세우기도 하셨습니다. 세리 마태를 부르신 것도 이상합니다. 자칫 예수님의 명성에 흠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세리였기 때문입니다.

  제자로 부름을 받기까지 마태는 이중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무학력자가 대부분이었던 시절, 마태는 세리가 되기까지 적어도 네 개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했고, 계산과 통계에 능통했습니다. 마가와 누가복음에서는 마태의 이름을 레위’(2:14)라고 소개하는데 레위는 하나님과 연합했다는 뜻입니다. 이름만 보아도 그 가정이 신앙적으로 뼈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마태는 여호와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마태는 교통의 요충지 가버나움의 세리였습니다. 헤롯의 영지를 통과하는 모든 물품에 세금을 매기고 징수하는 세관으로 있으면서 수입도 꽤 괜찮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마태는 부자였고 실력가였습니다.

하지만 마태에게도 아픔이 있었습니다. 세리로 일하며 부자는 되었지만, 마태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세금을 거두어 로마 정부에 바치는 세리를 경멸했고, 창녀와 세리를 동급으로 여겼습니다. 재판에서 세리는 증인이 될 수 없었고 유대 신앙공동체인 회당 모임에조차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과 연합한 자가 예배에 참여할 수 없다니. 그래서 마태는 늘 갈급했고 공허했던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주님은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주님께서 부르시자 레위라는 마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섭니다. “예수께서 나가사 레위라 하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가 모든 것을 버리고 일어나 따르니라”(5:27-28). 그리고 얼마 후, 마태 레위는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열었습니다. “레위가 예수를 위하여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하니 세리와 다른 사람이 많이 함께 앉아 있는지라”(5:29). 이 잔치는 주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마태가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자리였을 것입니다. 그만큼 마태는 매사가 분명했고 확실한 사람이었습니다.

  한 가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습니다. 마태가 마태복음을 기록한 것은 알겠는데 열두 사도 공동체에서 왜 회계를 맡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평생 금전을 출납하는 일을 해온 세리 마태를 제쳐놓고 왜 예수님은 가룟 유다에게 회계를 맡기셨을까요? 마태가 사양했을까요? 사양했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평생 돈을 만지며 살아왔기에 이제부터는 돈을 제쳐놓고 오로지 주님만을 섬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세리 마태가 제자가 되다
  • 2025-01-18
  • 이완희
  • 1
  •  맷돌
  • 2025-01-12
  • 성지현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