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가훈(家訓)만들기

  • 이완희
  • 2025.02.01 오전 10:18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네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거실에 들어서자 정면에 큰 액자가 걸려 있었는데 뭐라고 적혀 있었는지 한문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알 길이 없었습니다. 친구는 집이 잘 되면 나라도 잘 된다며 가화가 뭐라고 자랑을 했습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제일 많이 애용되는 가훈(家訓)일 것입니다. 뜻도 좋지만, 액자로 만들어 판매되는 바람에 더 많이 눈에 띄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화만사성과 함께 많이 사용되는 가훈이 있다면 근면, 성실, 열정이 있고, 화목과 우애, 행복과 사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집에도 성실과 화목이라는 가훈이 있었습니. 나중에 들었는데 성실은 아버지께서, 화목은 어머니께서 주장하셨다고 합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욥(Job)은 신앙적으로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은 욥에 대해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1:1)라고 소개합니다. 욥에게는 아들 일곱과 딸이 셋 있었는데 잔치라도 하는 날에는 자녀들을 불러서 성결하게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혹시 몰라 그들의 명수대로 번제를 드렸다고 합니다. “이는 욥이 말하기를 혹시 내 아들들이 죄를 범하여 마음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였을까 함이라”(1:5). 만약 욥의 가정에 가훈이 있었다면 하나님 앞에 성결이었을 것입니다.

가훈(家訓)이란 사전적으로 조상 대대로 그 집안의 자손들에게 도덕적인 실천 기준으로 가르치는 교훈을 의미합니다. 학교에는 교훈이 있고 회사에는 사훈이 있는 것처럼 가정에도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나 가치가 있고 그것을 문자화하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지난 주간, 설 명절을 보내면서 가훈에 대한 향수를 강하게 느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가훈을 정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어른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생각같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로 사랑하라라고 해놓고 부부지간에 티격태격한다면 볼썽사나울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아버지가 교도소를 나오면서 액자를 하나 들고 왔는데 바르게 살자라고 적혀 있었답니다. 그 의도는 알겠지만 아이들 보기에는 민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가훈도 그렇지만 그리스도인 가정에는 하나님의 말씀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식구들이 믿음의 절대가치로 붙들고 살아가는 우리 가정 성경 말씀입니다. 나를 변화시킨 말씀도 좋고 우리 가정에 힘과 용기를 주는 말씀도 좋습니다. 오늘 집에 돌아가시면 거실을 한 번 둘러보시기를. 십자가 혹은 성화(聖畵)나 성구 액자가 걸렸는지. 우리 집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물씬 풍겨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가훈(家訓)만들기
  • 2025-02-01
  • 이완희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