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기름이 떨어져서 감사

  • 임영종
  • 2021.11.21 오전 07:46

 

      김준호(1954-2002)라는 화가가 있었습니다. 김준호는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과 2학년을 다니다가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군복무 19개월이 되던 10월 어느 날, 김준호는 일을 하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전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얻게 됩니다.

      김준호는 보훈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실습 나온 간호사와 사랑을 하게 되어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인의 내조에 힘입어 엎드려 누운 자세로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로 거듭나게 됩니다. 김준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구필화가가 되었고 1981년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세계구족화가협의회 정회원이 된 김준호는 1991년 세계구족화가협회 한국지부를 창설하여 구족 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늘 밝게 웃었던 김준호는 입만 열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김준호는 무엇보다도 전신마비 환자가 되었기 때문에 주님을 영접하고 신앙인이 된 것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군에서 다쳤기 때문에 치료비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감사한 일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김준호는 보훈병원에 입원하는 중에 아내를 만나게 된 것에 대해 감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준호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구필화가가 되게 하신 하나님께 늘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차에 기름이 떨어져 너무 감사해요라고 말하는 부인이 있습니다. 물론 부인은 기름이 떨어져 갈 때 처음에는 투덜거렸다고 합니다.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가도 인적도 없고 주유소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 언덕을 넘고 있는데 강도들이 나타났습니다. 차를 세운 강도들은 여인에게서 돈 몇 푼과 자동차를 빼앗아 사라졌습니다.

      여인은 기가 막혔습니다. 한참 만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여인은 길을 따라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걸었는데 멀리 자동차 한 대가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여인은 자기 차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기름이 떨어지자 강도들이 차를 버리고 간 것입니다. 여인은 훗날 지인들에게 그 날 차에 기름이 많았으면 차를 어떻게 찾았겠어요?”라고 간증했습니다. 그래서 여인이 하는 말입니다. “차에 기름이 떨어져 너무 감사해요.”

      2021년 추수감사절을 맞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쓸 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 혹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살아 있어 감사하고 글을 읽을 수 있음으로 감사해야 합니다. 53년 전, 이곳에 교회를 세워주셔서 감사하고, 오늘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교회를 지킬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무리 따져보아도 감사할 것밖에는 없습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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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이 떨어져서 감사
  • 2021-11-21
  • 임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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