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행복한 사람

  • 구교환
  • 2022.10.01 오후 01:02

  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가 키에르케고르(1813-1855)가 세속화에 대하여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지중해 연변에 야생오리들이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이 야생오리들은 여름이 되면 노르웨이로 이동하곤 했습니다. 여름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였기에 야생오리들은 그 먼 길을 비행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네덜란드 상공을 지나다가 어느 농가 마당에 평화롭게 모이를 주어먹고 있는 집오리들을 발견하였습니다. 호기심에 이끌려 야생오리 몇 마리가 집오리들이 있는 농가 주변에 내려앉았습니다.

  집오리들은 갑자기 찾아온 야생오리들을 융숭하게 대접하였습니다. 먹을 것도 충분했고 무엇보다 안전했습니다. 야생오리들은 잘 먹고 편히 쉬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습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야생오리들은 다시 대열을 찾아 노르웨이로 가기로 마음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며칠 사이 몸 여기저기 기름이 붙어 야생오리들은 날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계절이 바뀌자 야생오리들이 노르웨이 멋진 곳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을 보는 순간 뚱뚱해진 야생오리들은 허전함과 함께 마음에 가책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해가 거듭되면서 야생오리들은 신경이 무뎌졌습니다. 아쉬움도 없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생각이 짧아지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 급급할 뿐이었습니다. 노르웨이 멋진 풍광은 기억조차 없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야생오리가 아니었습니다. 주인이 던져주는 음식물 쓰레기로 배를 채우고 시궁창을 쑤시고 다니는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물론 창공을 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파스칼(1623-1662)은 팡세(Pensées)에서 세상에는 오직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이미 신()을 발견하고 그 신에게 봉사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둘째, 아직 신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신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셋째 사람은 신을 발견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신을 구하지도 않은 채 세상을 살아갑니다.

  이미 신을 만난 이들은 세상을 올곧게 살아가며 신과 더불어 행복을 누립니다. 신을 만나지도 못했고 찾지도 않는 이들은 어리석고 불행합니다. 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은 올곧게는 사는 것 같은데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습니다.

  지금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단순히 편안함과 안락함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조금만 노력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에 급급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구교환 목사 / chna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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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사람
  • 2022-10-01
  • 구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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