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

  • 구교환목사
  • 2014.01.26 오전 11:52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  

 

   산비탈에 오래된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소나무는 어느 날 씨앗 두 개를 바람에 띄웠습니다. 바람을 타고 날라 가던 씨앗 가운데 하나는 바위틈에 떨어지고 다른 하나는 흙 속에 떨어졌습니다. 흙 속에 떨어진 소나무 씨앗은 곧장 싹을 내고 쑥쑥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뿌리를 내리기는커녕 바위틈에 붙어 있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뿌리를 내렸지만 제대로 자라지 못했습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밖에, 씨앗은 어렵게 살았습니다 

 

   흙 속에서 자라나는 소나무가 말했습니다. "나를 보아라. 나는 이렇게 크게 자라는데 너는 왜 그렇게 키가 작으냐? 그래 가지고 어디 나무 구실이나 제대로 하겠어?"

바위틈의 소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창피하기도 했고 산다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태풍이었습니다. 세찬 바람에 나무들이 꺾였습니다. 심지어는 뿌리째 뽑혀나가는 나무들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흙 속에서 자라던 소나무 역시 뿌리가 뽑히면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바위틈에서 자라나던 소나무는 끄떡없었습니다. 뿌리는 물론 나뭇가지 하나 상하지 않고 태풍을 이겨냈습니다.

바위틈에 서 있던 소나무가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왜 그토록 모질고 아프게 살아야 했는지 이제 알겠네요.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만큼 단단해질 수 있었던 거지요." 

 

   예수님께서도 산상수훈을 말씀하신 다음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상을 적당히 살고자 하는 자들을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자로 비유하셨고, 어렵지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하는 자들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자라고 하셨습니다. 모래 위에 집을 세우는 것은 당장은 쉽겠지만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바위 위에 집을 짓는 것은 힘은 들어도 단단하다는 것입니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면 모래 위에 지은 집은 무너져버리겠지만 반석 위에 지은 집은 끄떡없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너무 쉽게 살려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공부도 쉽게 하고 돈도 쉽게 벌려고 합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노력하지 않고 축적되는 부()가 세상을 망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땀 흘리지 않고 돈을 버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는 병든 사회라는 것입니다. 당장은 힘들어도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해야 사람도 사회도 건강하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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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7:13)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누가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고 번역했습니다.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처럼 땀 흘려가며 열심히 사는 자가 행복한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힘은 들어도 마지막에 가서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운수대통'이니 '입춘대길'이니 하는 말을 중얼거리지 말고 있는 그 자리에서 뻘떡 일어나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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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
  • 2014-01-26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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