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두 가지 소원

  • 임영종
  • 2021.01.24 오전 07:45

충 남 예산에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17살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호호거리며 살았는데 2년 만에 신랑이 죽었습니다. 19세의 나이에 과부가 된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 여인을 보며 혀를 찼습니다. “어떻게 해? 꽃이 피다 말았어!” 모두들 애석하게 여겼습니다. “아직 스물도 되지 않았는데저걸 어쩌나!” 19살 과부는 먼저 간 신랑이 아쉽고 인생이 서러워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더군다나 주변의 눈초리가 부담스럽고 동정하는 말도 한 두 번이지 계속해서 들으니 싫었습니다.


  결국 여인은 서울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고생 끝에 누구의 소개로 어느 부잣집 가정부로 들어갔습니다. 그녀는 죽기 살기로 일을 했고 주인마님으로부터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녀는 어느 날 주인집 어르신께 두 가지 요청을 합니다. 첫째는 야간 학교에라도 가서 공부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고, 둘째는 주일이면 꼭 교회에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워낙 성품이 착하고 부지런했기에 주인어른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참이었습니다. 들어보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해서 주인어른은 흔쾌히 허락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입학한 학교가 이화여자보통학교였습니다. 낮에는 두 배 이상 열심히 일했고 밤에는 잠도 자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주일이면 한 번도 거르는 일 없이 교회에 나가 정성을 다해 예배했습니다.


  그녀는 열심히 한 덕분에 장학생이 되었고 우등생으로 졸업을 했습니다. 그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여자사범대학에 진학하여 고학을 하며 대학을 마쳤습니다. 30세에 귀국하여 모교인 숙명여자고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 후 조선총독부 장학사를 거쳐 1939년 숙명여자전문대학 교수로 임용을 받게 됩니다. 이 여인이 바로 숙명여자대학교 초대학장을 지낸 임숙제선생(1891-1961)입니다.

 


 아굴이라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 두 가지 소원을 아룁니다.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30:8-9).

임숙제의 두 가지 소원은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것과 교회 가서 예배하는 일이었습니다. 아굴은 헛된 것과 거짓말을 멀리 하고 필요한 양식이 소원이었습니다. 우리도 많은 소원을 갖고 살아갑니다. 코로나도 끝났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나라도 평안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두 가지를 뽑으라면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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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가지 소원
  • 202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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