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소 대신 예배

  • 임영종
  • 2021.07.03 오전 11:02

    200220대 중반의 K는 도심 한복판의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주일 아침, 모태신앙이었던 K는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났습니다. 정오 무렵 샤워를 마친 K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책상 앞에 앉습니다. ‘그래도 주일인데 예배를 해야지.’

    K는 노트북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마우스를 몇 차례 클릭 하니 유명한 교회 사진들이 올라왔습니다. ‘오늘은 여기가 좋겠네!’ K는 화려한 예배당을 자랑하는 어느 교회를 클릭합니다. 그리고 주일낮예배 설교 리스트를 훑으며 쇼핑을 합니다. ‘오늘은 어떤 설교를 들어볼까?’ 설교를 듣는 중에 K는 핸드폰을 조작하여 약간의 헌금을 송금합니다. 예배가 끝났습니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편 K는 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엄마, 오늘 주일예배 잘 했어요.’

    요즘 사이버예배가 대세입니다.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성도들이 아직은 우리 교회 예배를 찾지만 메뉴판을 고르듯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만남도 없고 사귐도 없으니 오히려 편하다고 합니다. 누가 뭐라 하는 이도 없고 내 마음대로, 내 편한 대로 하면 됩니다. 놀러 가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늦더라도 인터넷예배를 하면 주일을 성수한 것으로 스스로 간주합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자기가 만든 테두리 안에 예배도, 하나님도 가두어 버리고 있습니다.

    예배가 존중히 여겨져야 한다는 소망으로 두 가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몽골에서 사역 중인 어느 선교사님이 쓰신 책에 소 대신 예배라는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선교사님이 베르흐라는 지역에서 주일예배를 하고 있는데 소녀가 땀이 범벅이 되어 들어왔습니다. 소녀는 그날 아침 소를 몰고 나왔다가 그만 소를 잃어버렸습니다. 이리저리 소를 찾아 헤매던 소녀는 예배 시간이 임박한 것을 깨닫고 소를 포기하고 들판을 가로 질러 달려온 것입니다. 그런데 예배를 마치자마자 예배당 바깥에서 소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잃어버렸던 소가 제 발로 찾아온 것입니다. 소녀는 그 날, 예배의 감격과 소를 모두 얻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체코슬로바키아가 공산주의 통치 아래 있을 때 요셉 케이보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주일아침 기차를 타고 프라하에 있는 교회에 갑니다. 무려 세 시간, 2시간 예배하고 공원에 앉아 준비해 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그리고 다시 교회로 가서 오후예배를 드리고 기차를 탑니다. 집에까지 다시 3시간,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 요셉 케이보는 하늘의 큰 기쁨을 누립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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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대신 예배
  • 2021-07-03
  • 임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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