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47달러 50센트

  • 성지현
  • 2022.02.05 오전 11:36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뉴욕에는 공항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공항은 케네디국제공항으로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를 기리는 의미에서 케네디국제공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공항이 뉴욕 퀸즈에 위치한 라과디아공항(LaGuardia Airport)입니다. 이 공항은 뉴욕시장을 세 번이나 역임한 피오렐로 라과디아(Fiorello La Guardia: 1882-1947)를 추모하는 뜻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1913년 어느 추운 겨울날, 한 노인이 빵집에서 빵을 훔치다 체포되어 경찰에게 붙들려 왔습니다. 가족들이 굶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어 빵을 훔친 노인은 법정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배고파 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재판을 맡은 피오렐로 라과디아는 단호했습니다. “처지는 딱하지만 법은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라과디아 판사는 법에 정한대로 벌금 10달러를 선고했습니다. 10달러는 당시로서는 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판사의 선고를 지켜보던 방청객들 사이에서는 매몰찬 판사를 향한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사정이 딱한데 좀 봐 주지.”

  하지만 선고를 마친 라과디아 판사는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지갑을 열어 10달러를 꺼냈습니다. “그 벌금은 제가 내겠습니다. 그동안 저 혼자 맛있는 음식을 먹은 죄에 대한 벌금입니다.” 판사는 노인에게 자신의 잘못이라면 고개를 숙여 참회하였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방청객들 역시 하나둘 지갑을 열어 성금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모인 돈이 47달러 50센트, 사람들은 불우한 이웃들을 돌보지 못한 잘못을 인정하며 사랑을 모은 것입니다.

라과디아 판사의 소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뉴욕 시민들은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오늘날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뉴욕 시장을 세 번이나 역임하며 큰 공헌을 세운 라과디아를 기리기 위해 공항을 세워 그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19와 오미크론으로 세상이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와 사랑입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사도 바울의 말씀을 기억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피오렐로 라과디아 같은 봉사자들이 있음을 기억합니다. 그들의 수고와 봉사에 아낌없는 감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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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5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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