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조금씩 느리게 살아가기를

  • 구교환 목사
  • 2015.08.08 오후 12:20


조금씩 느리게 살아가기를


   몇 년 전, 어느 고등학교 학생들이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큰 난리를 치른 적이 있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네 이놈, 당장 일어나지 못할까! 무릎 꿇어!”라고 장난을 쳤습니다. 장난삼아 그랬다지만 그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친구들이 함께 보며 재미를 보다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한 빌라의 아래층에 살던 사람이 위층에서 쿵쿵거리는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못살겠다고 찾아가 휘발유를 뿌린 다음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위층에서는 가족 모임이 있어 가족들이 한데 모여 있었는데 이 사고로 두 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일가족 6명이 큰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상대가 자신을 향해 경적을 울리는 것조차 참지 못합니다. 누군가 끼어들기라도 할라 치면 속이 편치 않습니다. 당하고는 못 살겠다는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거나 참지 못하는 현상은 분명 말세에 나타나는 현상들입니다.

 

   사도 바울은 말세에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밝히고 있습니다.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 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딤후3:1-4).

 

   바울이 열거하는 내용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공동번역 성경은 자기를 사랑한다는 말을 “이기주의에 흐르고”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자기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식이나 태도가 이기주의입니다. 이기주의의 반대는 포용과 배려입니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여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포용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뒤 따라 들어오는 이를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는 작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선풍기를 더 세게 틀고 싶지만 혹시라도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옆에 있지나 않은지 살펴보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급하게 끼어드는 상대 차량을 바라보며 바쁜 일이 있는가 보다 하고 길을 터주는 포용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부터 차를 가지고 나갈 때면 적어도 세 번은 양보해 주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핸들을 잡고 있습니다. 들어오고 싶어 하는 차에게 길을 터주면 뒤 따라오는 차가 빨리 가지 않는다고 경적을 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하기도 합니다. 양보하고 배려하며, 좀 더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날도 더운데 웃을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합니다.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조금씩 느리게 살아가기를
  • 2015-08-08
  • 구교환 목사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