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모세와 다윗

  • 구교환 목사
  • 2015.09.26 오후 12:00




모세와 다윗


   이스라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모세와 다윗입니다. 모세는 40년에 걸쳐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으로 인도한 걸출한 영웅이었습니다. 다윗은 40년 동안 임금으로 있으면서 유다 왕국을 하나의 강력한 독립국가로 만들어낸 최고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그 믿음과 신실함에 있어서 온전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분명한 차이는 그 노년에서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모세는 120의 나이에도 눈이 흐려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다윗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자 다윗은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않았고 결국 아비삭이라는 젊은 여인을 품에 안고 자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였습니다(왕상1:1-2). 젊은 시절 그렇게 혈기 왕성하여 천하를 호령하던 다윗이었지만 그 말년은 많이 나약해 보입니다.

 

   모세는 건강했던 모양입니다. 성경은 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34:7)는 기록을 전합니다. 모세는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광야를 가로질렀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바라보기만 할 뿐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모세는 그 때까지 육신의 기력은 물론 정신력과 분별력, 또 백성들을 진두지휘한 리더십과 카리스마까지 결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순간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안수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모세가 죽자 백성들은 30일 동안 애곡합니다. 하지만 모세가 어디에 묻혔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34:6).


   다윗은 죽기 전 아들 솔로몬을 불러 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힘써 대장부가 되라는 멋진 유언도 있었지만 40년 왕위에 있으면서 다윗은 이리저리 부딪혔던 정적(政敵)들에 대한 원한을 꽤 많이 늘어놓았습니다. 누구누구를 살려두지 말라, 누구누구를 조심하라, 자칫 해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이런 식의 한 맺힌 말들을 토해내면서 젊은 여인의 품에 안겨 세상을 떠난 영웅이 다윗입니다. 지금도 예루살렘에 있는 다윗의 묘역에는 수많은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추석 명절입니다. 명절을 기다리며 이스라엘의 두 영웅을 생각합니다. 모세와 다윗, 두 사람이 아니었으면 이스라엘 역사가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둘 다 대단한 인물 아닙니까? 그들이 이루어낸 업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두 영웅의 말년과 죽음을 생각하면 야릇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왕이면 모세이고 싶습니다. 스며드는 찬바람을 이기지 못해 젊은 여인을 품에 안고 지내야 하는 다윗보다는 끝까지 눈도 흐려지지 않고 기력도 쇠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끝까지, 추해지지 않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에 전심전력하는 최고의 인생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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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세와 다윗
  • 2015-09-26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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