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 구교환 목사
  • 2015.08.01 오후 12:46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자의 어머니가 어린 맹자를 데리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맹자의 어머니는 장의사 옆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장의사 흉내를 내며 살았습니다. 아이가 장례식 치르는 놀이나 하는 것이 못마땅하게 생각한 맹자의 어머니는 시장 옆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 맹자는 장사꾼 흉내를 내며 놀았습니다. 할 수 없이 어머니는 학교 근처로 이사를 했습니다. 놀랍게도 학교 옆에 놀던 맹자는 공부하는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가리켜 맹모삼천지교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라는 교훈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맹모삼천지교를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 맹자에게 제일 먼저 삶과 죽음을 가르치기 위해 장의사 옆으로 이사했습니다. 아들이 인생의 의미를 터득하자 어머니는 다음으로 시장 옆으로 이사하여 삶의 현장을 목격하도록 했습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세상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하게 한 다음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학교 근처로 이사했습니다. 삶을 배운 아들에게 참된 삶을 위한 교육을 시작한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사를 갑니다. 그런데 그 좋다는 것이 좋은 학교나 유명한 학원이 많은, 소위 무슨 학군을 따라 정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군이 좋으면 지역 집값도 비삽니다. 그런데 학교 성적이 좋아 명문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연봉이 올라가기야 하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것이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대기업 총수들, 소위 무슨 왕가라고 불리는 집안의 권력 다툼, 많이 공부했다 하는 지식인들의 어처구니없는 범죄 행위 등을 보면 인생은 지식 이전에 사람됨의 문제, 즉 인성(人性)의 문제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릇은 준비되지 않았는데 그 속에다가 이것저것 채우려고 하다 보니 한 옆이 툭 터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이 되지 않았는데 부모가 가지고 있는 부()와 특권을 물려주니 그것을 관리할 능력이 없어 눈살 찌푸리게 하는 짓이나 하고 다니는 것 아니겠습니까?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 맹자에게 지식 이전에 인생을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학교 근처로 가지 않고 장의사와 시장을 빙 둘러 아들에게 인생을 먼저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터득하고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배우게 한 다음 마지막으로 학교 근처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할 때 서둘러 학원에 보내고 동서남북도 모르는 아이에게 영어 단어를 암송하게 하는 우리네 부모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자는 시간을 빼면 학원에 있는 시간이 집에 있는 시간보다 더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보여주는 어른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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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 2015-08-01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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