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참 착한 들러리

  • 구교환 목사
  • 2015.05.23 오전 11:50


참 착한 들러리


   결혼하는 가정이 참 많습니다. 주변에 결혼하지 못하고 있는 총각 처녀들이 많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청첩장은 끝도 없이 날라 옵니다. 돌아오는 토요일에는 4건의 결혼식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결혼식에 가 보면 종종 들러리들을 보게 됩니다. 신랑과 신부 앞에서 꽃을 뿌리며 걸어가는 예쁜 아이들은 꽃을 뿌리고 간다고 해서 화동(花童)이라고도 합니다. 결혼식에서 화동들을 보는 기쁨도 대단합니다. 본래 들러리는 결혼식에서 신랑과 신부 옆에 서서 도와주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짐을 챙겨주기도 하고 화장이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기도 하는 도우미 역시 들러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들러리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약탈혼이 성행했던 게르만족의 풍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가장 눈에 띕니다. 그 때는 이상한 사람들이 쳐들어와 신부를 ‘보쌈’해 가는 일들이 빈번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에 신부를 대신해서 보삼을 당하는 여자들이 있었는데 이게 바로 들러리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보쌈’까지는 아니더라도 하객들 가운데 혹시 있을지 모르는 악한 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신부 앞에 내세우는 미끼와 같은 역할이 들러리의 책임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주인공을 위해 주인공 대신 십자가를 지는 사람이 들러리였습니다. 들러리들이 아니면 신부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얼만 전에 「바울 곁의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바울이 위대한 전도자가 되기까지 그 옆에 머물며 들러리를 서주었던 사람들을 정리한 책입니다. 그 가운데는 다메섹에서 바울을 위해 기도해 주었던 아나니아로부터 시작하여 바울을 데리고 예루살렘교회를 방문하여 보증을 서주었던 바나바, 항상 옆에 머물며 바울을 돌봐주었던 의사 누가, 그 외에 재정적으로 바울의 힘이 되어 주었던 여인들까지 많은 이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없었으면 바울은 없었을 것입니다. 모두들 바울을 바울되게 했던 들러리들이었습니다.

 

   한 영혼을 교회로 인도하고 그들이 그리스도 앞에 온전히 서기까지 그 옆에 머물며 굳은 일 힘든 일 마다하지 않는 분들을 이름하여 ‘참 착한 들러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연약한 믿음을 챙겨주고 잘 몰라 어리둥절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챙겨주는 도우미들이야말로 하나님 나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분들입니다. 2015년 전반기 새생명축제를 준비하면서 교회 안에 ‘참 착한 들러리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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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착한 들러리
  • 2015-05-23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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