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웃음 파업

  • 구교환 목사
  • 2014.10.25 오후 01:31


웃음 파업


   99년으로 기억합니다. 홍콩의 캐세이퍼시픽이라는 항공사 승무원들이 ‘웃음 파업’에 돌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임금 인상요구에 대해 사측이 거부하자 승무원 노조가 선택한 대응책이었습니다. 승무원들은 "절대로 웃지 않겠다"며 고객들을 상대로 웃음 짓는 서비스를 중단하였습니다. 당시 노조위원장 베키 콴은 "회사와의 계약에 미소를 강요한 조항은 없다"면서 비행 중 웃지 않기 운동이 불법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장시간 비행으로 가뜩이나 피곤한데 서로 웃을 수 없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해 봅니다.물 한 잔 부탁을 해도 고개만 까딱할 뿐 표정에 변화가 없는 승무원은 생각만 해도 삭막합니다. 결국 항공사는 승무원들의 요구에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웃음의 위력이 세상을 상대로 승리를 한 것입니다.

 

   하루에 얼마나 웃고 있습니까? 한 기관이 성인 남녀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성인 한 명이 하루에 웃는 시간은 평균 90초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무언가를 걱정하는 시간은 무려 3시간이 넘었다고 합니다. 현대인의 삶엔 웃음은 없고 근심만 가득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조사 결과였습니다.


   어떤 심리학자들이 ‘웃어서 즐거운가? 아니면 즐거워서 웃는가?’라는 문제를 놓고 연구를 했는데 연구 결과 웃어서 즐겁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즐겁지는 않지만 웃다 보니 기분이 좋아지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웃음이란 의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쁠 때 웃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슬픈 일을 겪더라도 웃을 수만 있다면 슬픔은 반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저녁 9시 20분 비행기에 올랐는데 다음 날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인천공항에 내렸습니다. 14시간이 넘는 긴 비행을 한 것입니다. 12일 동안 매일 평균 14,000보 이상을 걷는 강행군 끝에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습니다. 좁은 공간에 잠도 오지 않고 뒤치락거리고 있는데 터키항공의 여승무원이 방실방실 미소를 지으며 지나갔습니다. 칭얼대는 아이에게 사탕을 건네고 뭐라 뭐라 짜증을 내는 승객을 토닥거렸습니다. 자세히 보니 50은 되어 보였는데 미소가 예뻤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차를 한 잔 요청했습니다.

 

   따듯한 차를 마시니 잠이 왔습니다. 잠을 청하며 ‘웃음 파업’에 돌입했다는 승무원들을 생각했습니다. 웃을 수 있음이 좋습니다. 그 웃음이 이웃에게 웃음을 가져다줄 수 있음이 행복합니다. 웃음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하다는 증거입니다.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웃음 파업
  • 2014-10-25
  • 구교환 목사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