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어느 율법교사의 한계

  • 구교환목사
  • 2012.08.22 오후 02:00

 

어느 율법교사의 한계

 

  예수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한 율법교사가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눅10:25-37). 율법을 가르치는 자였기에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회적으로도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대단한 사람이 예수님에게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율법의 설명을 묻자 율법교사는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라고 훌륭한 설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를 칭찬하시면서 "네 대답이 옳도다 이를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율법교사는 "그러면 내 이웃은 누구이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예수님과 율법교사와의 대화를 기록하면서 누가복음은 이례적으로 율법교사의 속마음을 공개했습니다. 우선 영생을 얻는 방법을 물었을 때 율법교사는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 예수라는 자가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해 보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이웃의 개념을 물었을 때 율법교사는 자신을 옳게 보이려고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시험하여 이르되"와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라는 식의 속마음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를 처음 만나면 그가 누구인지, 나보다 위인지 아래인지를 가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져본 다음 위아래를 나눕니다. 그가 나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다음으로는 그 사람 눈에 들기 위해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율법교사도 똑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예수님과 누가 높은가, 누가 잘 났는가 하는 식의 힘겨루기를 하려 했고, 안 되겠다 싶어지니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자신이 없고 약한 자가 이렇게 행동합니다. 강한 자는 누구를 시험하려 하기보다 먼저 겸손히 자기를 낮춥니다. 나이나 학번을 따지려 하기보다는 먼저 동생이 되고 후배가 됩니다. 또 상대가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덤덤히 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면 그만입니다.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를 시험하려 드는 추한 모습이 없기를 바랍니다. 또 상대가 아무리 대단한 자라 할지라도 주눅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있는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며 묵묵히 우리 갈 길을 걸을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안타깝게도 율법교사는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만약 그가 누구를 시험하려고 하는 얄팍한 마음이 없었다면, 그리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고자 하는 어리석은 생각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었다면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구교환 목사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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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율법교사의 한계
  • 201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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