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실리와 명분의 차이

  • 구교환목사
  • 2012.08.22 오후 02:02

 

실리와 명분의 차이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시몬 벤 셰타크라는 랍비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자들이 스승 랍비 시몬을 위해 당나귀를 한 마리 구입했습니다. 상인으로부터 당나귀를 건네받은 제자들은 당나귀 목에 매우 아름다운 진주가 걸려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신이 나서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제부터는 일을 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랍비 시몬이 제자들을 향해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저희가 한 이스마엘 사람에게서 선생님께 드릴 당나귀를 하나 구입했는데 그 당나귀 목에 진주가 걸려 있었습니다." 랍비 시몬이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당나귀를 판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

  "당연히 모릅니다." 제자들은 신이 나서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랍비 시몬은 제자들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장 가서 그 진주를 주인에게 돌려주어라."

 

  그러자 제자들이 항변했습니다. "우리가 실수해서 무언가를 잃었을 때 그 누구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들이 실수한 것이므로 선생님께서 그 진주를 가지셔야 합니다." 제자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랍비 시몬이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누구냐? 랍비 시몬 벤 셰타크가 아니냐? 나는 이 세상에서 어떤 이득을 취하기보다는 하나님께 축복받는 사람으로 남고 싶구나."

 

  랍비 시몬의 이야기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호박이 덩굴 채 굴러들어온 기회인데 그냥 호주머니에 넣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죄를 범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돌려주는 것이 오히려 시대에 역행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랍비 시몬은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당장 몇 푼의 이득보다는 명예를 얻고 좋은 평판을 들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하나님의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랍비는 교훈합니다.

 

  사도 바울도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롬14:18)고 가르칩니다. 잠언도 성문에서 칭찬 받는 삶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잠31:31). 오로지 실리만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들릴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사람다운 명분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랍비 시몬이 진주를 포기하고 "하나님의 사람은 다르구나!"라는 명예를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갖지 말아야 할 것을 갖고 싶은 유혹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랍비 시몬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답게 사는 것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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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와 명분의 차이
  • 2012-08-22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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