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노인 바르실래

  • 구교환목사
  • 2012.09.18 오전 10:55

 

노인 바르실래

 

  시대의 흐름을 읽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어느 편에 서느냐 하는 것은 인생을 좌우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 기원전 985, 압살롬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이스라엘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아들에게 공격을 당한 다윗 임금은 허겁지겁 산길로 도망을 쳐야 했습니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신발도 신지 못했습니다.

 

  왕은 도망을 쳤고 왕의 아들이 정권을 잡았습니다. 이렇게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어떤 이들은 압살롬의 편에 서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다윗을 돕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시므이라고 하는 사람은 다윗을 향하여 돌을 던지며 저주를 했습니다.

 

  반대로 바르실래라고 하는 사람이 이것저것 챙겨서 위기에 처한 다윗을 지원했습니다. 그가 준비해 온 물품들은 "침상과 대야와 질그릇과 밀과 보리와 밀가루와 볶은 곡식과 콩과 팥과 볶은 녹두와 꿀과 버터와 양과 치즈"(삼하17:28-29)였습니다. 이 가운데 침상과 대야를 준비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당시 바르실래는 80세였고 큰 부자였습니다. 바르실래의 입장은 분명했습니다. 왕으로서 다윗의 정통성을 인정했고, 또 생각에 다윗과 그를 따르는 자들이 들에서 시장하고 곤하고 목마르겠다고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사태가 진정되고 다윗은 다시 예루살렘 궁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요단을 건너고자 할 때 바르실래가 찾아왔습니다. 바르실래를 보자 다윗 왕은 예루살렘으로 함께 가자고 제안을 합니다. 빚을 갚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르실래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대신 김함이라는 사람을 추천하였습니다. "청하건대 당신의 종을 돌려보내옵소서 내가 내 고향 부모의 묘 곁에서 죽으려 하나이다 그러나 왕의 종 김함이 여기 있사오니 청하건대 그가 내 주 왕과 함께 건너가게 하시옵고 왕의 처분대로 그에게 베푸소서 하니라"(삼하19:37). 김함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없지만 정황으로 볼 때 바르실래의 아들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바르실래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아닙니다. 잠깐 등장했다가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그는 긴박한 상황에서 형세 판단을 잘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편 가르기가 한창입니다. 여야로 나뉘고, 또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그 안에 정파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가 되었으면 좋겠냐고, 누구를 좋아하냐고 묻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시대를 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우리는 하나님 편에 서야 합니다. 그리고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잘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바르실래는 시대를 읽을 줄 알았던 지혜로운 노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노인 바르실래
  • 2012-09-18
  • 구교환목사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