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겨우 진주란 말이야?

  • 구교환
  • 2022.10.15 오후 12:51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 일하던 농부가 호두나무 밑 그늘에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앞을 내다보는데 그 앞에 호박이 하나 달려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큼지막한 호박 하나, 그런데 호박이 달려 있는 넝쿨은 보기에도 가늘고 연약했습니다. 호박은 보기에도 딱할 정도로 거의 땅에 닿을 듯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농부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하나님도 참 무심하시네. 저렇게 무거운 호박을 왜 약한 넝쿨에 매달리게 만드신 게야? 넝쿨은 약하고 호박은 너무 크잖아.”

  혀를 차며 농부는 나무 그늘을 찾아 허리를 폈습니다. 누워서 호두나무를 보니 가지는 굵은데 달려 있는 나무에 비해 호두열매는 너무 작았습니다. 농부는 혀를 차며 하나님도 너무 하시네. 이렇게 큰 나무에 열매는 너무 작지 않아?’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러다가 농부는 단잠에 빠졌습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호두열매 하나가 떨어지면서 농부의 이마를 때렸습니다. 깜짝 놀란 농부는 잠에서 깨어나 이마를 어루만졌습니다. 살짝 부푼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내 아픔은 사라지고 농부는 일어나 밭으로 향했습니다. 쟁기를 잡는 순간 농부는 하나님의 사랑에 울컥했습니다. “그렇구나. 큰 열매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면 어찌 될 뻔했는고!” 그리고 농부는 하늘을 향해 하나님, 참 잘 하셨어요!’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어떤 아랍 사람이 사막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물과 식량이 모두 떨어졌습니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이틀을 지내야 했습니다. 드디어 삼일 째, 사막 한 가운데에서 샘이 있던 흔적을 발견하였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머물렀던 장소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샘은 거의 말라 있었습니다. 남자는 혹시라도 먹고 남은 부스러기라도 있을까 하여 주변을 살폈습니다.

  천막을 쳤던 바닥에 주머니 하나가 있었습니다. 얼른 만져보니 손에 딱딱한 것이 만져졌습니다. 남자는 미친 듯이 주머니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주머니 안에는 영롱한 빛깔의 진주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먹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진주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남자는 울부짖었습니다. “이게 뭐야? 겨우 진주였단 말인가?” 상실감에 빠진 남자는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남자는 죽어갔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생김새도 알맞게, 쓰임새도 적당하게 만드셨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 것도 아닌 때가 있습니다. 인생이란 내 뜻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여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할 수 있습니다.

(구교환 목사 / chna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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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 진주란 말이야?
  •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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