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에세네파 이야기

  • 김한석
  • 2019.08.16 오후 02:03

에세네파 이야기

예수님 시대, 이스라엘은 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로마 정부의 압박은 점점 거세졌고 기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은 메시아의 탄생을 고대하면서 한편으로는 로마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집단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유대 전통을 잇는 3대 종파가 있었습니다. 바리새파, 사두개파는 성경에도 여러 차례 언급될 정도로 성전을 중심으로, 혹은 백성들과 함께 어울리며 하나님 나라를 고대하던 사람들입니다. 에세네파라는 조직이 있었는데 이들은 세속을 떠나 광야에서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에세네파는 기원전 3-4세기 무렵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가 기원후 1세기 말 로마 군인들의 공격으로 사라졌습니다.

 

에세네파에 들어오려면 먼저 1년 동안 광야에 머물며 훈련을 받았고, 이를 통과하면 다시 2년 동안 공동체 생활을 하며 적응 기간을 갖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입회가 허락이 되면 신입회원은 하나님께 서약을 한 후 자신의 모든 재산을 헌납하고 공동생활을 시작합니다. 이들은 최소한의 음식으로 살아야 했고 일체의 유흥은 배제되었습니다. 철저한 규율을 지켜야 했고 외부 사람과의 접촉도 일체 금지되었습니다. 4,000명의 회원이 있었는데 여성들은 입회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1947, 에세네파의 문헌들이 사해 인근에 위치한 쿰란의 동굴에서 대규모로 발견되었습니다. 그 문헌들에 따르면 만약 누가 과오를 범하면 그는 영구적으로, 혹은 과오에 따라 한시적으로 추방을 당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맹세했던 서약과 규율에 따라 추방을 당한 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낯선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가공된 음식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저절로 성장한 것들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는데 풀이나 열매, 혹은 곤충을 잡아먹으며 버텨야 했습니다. 따라서 추방을 당하면 굶주려 죽는 사람이 허다했습니다. 간혹 죽어가다가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충분한 징벌을 받은 것으로 인정되면 다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벌칙 규정들 가운데 몇 부분을 옮깁니다. 첫째, 공동체에 입회할 때 자기 소유를 거짓으로 기재한 자는 1년간 추방되고 평생 식사량의 1/4을 감했습니다. 둘째, 공동체 구성원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화를 내면, 혹은 벗은 몸으로 돌아다니면 6개월간 추방당합니다. 셋째, 공동체 회합해서 규율을 어긴 경우, 예를 들어 허락 없이 결석한다거나 침을 뱉는다거나 크게 웃었을 경우에는 한 달간 추방을 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회합 중에 잠이 들거나 왼손을 사용하면 열흘 동안 추방을 당합니다.

 

에세네파의 규율이 지나친 점도 있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 서약한 것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걸었던 그 정신만큼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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