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깨어짐의 영성

  • 김한석
  • 2019.09.06 오후 09:01

깨어짐의 영성

장군으로 진급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장군은 들뜬 마음으로 1시간이나 일찍 사무실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 부임한 사무실, 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몸을 돌려가며 자신의 어깨에 붙은 계급장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았습니다. “드디어 별을 달았노라!”

 

그 때 부관인 대위와 사병 둘이 들어왔습니다. 경례를 하고 무슨 말을 하려 하자 장군은 손사래를 치며 서둘러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중요한 전화인 듯 자세를 고치고는 대화를 이어 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장군님께서 축하 전화를 다 주시고. 저녁식사요? 총장님께서도 나오신다고요? 당연히 나가야지요. 이렇게 여러 장군님들께서 축하해 주시니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요. 저녁에 뵙겠습니다. 하하!”

 

장군은 전화기를 내려놓고 부관에게 물었습니다. “그래, 무슨 일이지?” 부관은 순간 할 말을 잃었습니다. 머뭇거리고 있는 부관과는 달리 함께 들어왔던 사병 중의 하나가 눈치도 없이 입을 열었습니다. “전화선을 연결해드리려고 왔습니다. 금방 끝납니다. 장군님.” 그리고는 장군의 책상 밑에 기어들어가 미처 연결하지 못한 전화기 코드를 꼽았습니다

 

나이 많은 수도사가 정원에서 흙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수도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수도사가 다가왔습니다. 이 수도사는 새로 시작한 수도원 생활에 자신만만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몇 선배들로부터 교만하다는 평판을 듣고 있었습니다. 나이 많은 수도사는 새로 들어온 수도사에게 부탁을 합니다. “이 단단한 흙 위에다 물을 좀 부어주겠나?” 젊은 수도사가 물을 부었습니다. 그러자 물은 옆으로 다 흘러갔습니다. 그러자 이 나이 많은 수도사는 옆에 있는 망치를 들어 흙덩어리를 깨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부서진 흙을 모아놓고 젊은 수도사에게 다시 한 번 물을 부어보라고 말합니다. 물은 잘 스며들었습니다. 나이든 수도사가 흙을 고르며 말합니다.

 

"이제야 흙 속에 물이 잘 스며드는군. 이제야 뭐래도 심을 수 있겠군. 이런 흙에 씨가 뿌려진다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게야.“


나이 많은 수도사는 젊은 수도사를 옆에 앉게 하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깨어짐의 영성'이라고 얘기한다네. 깨어지지 않고는 아무 것도 담을 수가 없어요. 자신의 자랑거리, 개인적은 욕심 등등, 내려놓으면 내려놓을수록 더 높이 올라가는 법이지.”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너무 많이 갖고 있으니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욕심이 너무 많으니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깨어지고 내려놓을 때 비로소 하나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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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어짐의 영성
  •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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