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나이를 먹되 늙지 않는 법

  • 김한석
  • 2019.10.16 오후 01:42

나이를 먹되 늙지 않는 법


바람에 날려간 풀씨가 어느 임금님의 무덤에 떨어졌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던 개미가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이 왕릉은 만평도 넘어. 그리고 돌로 된 근엄한 호위병들도 있고 사자 호랑이 같은 멋진 동물들이 지키고 있지.” 풀씨가 물었습니다. “그럼 그들은 저기 저 나무 위에서 노래하고 있는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니?” “그들은 살아 있지 않아. 그냥 장식으로 서 있는 거야.” 개미의 답변에 풀씨가 말했습니다. “살아 있지 않다고? 그럼 뭐가 좋다는 거야? 나는 작고 힘이 약한 풀씨이지만 아무데나 떨어져도 뿌리를 내리고 살지. 이름은 없어도 꽃을 피우기도 하고 풀벌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기도 하는 걸.”

 

듣고 있던 개미가 대들었습니다. “물론, 살아있음이 중요하지. 그러나 이 왕릉을 보고 느껴지는 거 없어? 네가 보지 못해 그렇지 이 무덤 속에 들어가면 왕관도 있고 큰 칼도 있어.” 하지만 풀씨 역시 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왕관이나 칼, 죽어 있는 조각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살아서 앞으로 무엇을 하느냐 하는 거라고.” 한참 후 개미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구나. 이제 알 것 같아. 여기서 구경꾼들이 흘린 과자 부스러기나 주워 먹고 살 것이 아니라 나도 이제부터는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찾아야겠어.”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 밑에 핀 채송화처럼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의 주변에 향기를 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입니다.

 

심리학자들이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물이 담긴 항아리에 쥐를 넣고 완전히 캄캄하게 하였더니 쥐는 1시간이 되기도 전에 죽었습니다. 건강 상태 때문이 아니라 살기를 포기한 절망감 때문에 그렇게 빨리 죽은 것입니다. 그러나 항아리 속으로 아주 미세한 한 가닥의 빛을 비추고 있었더니 쥐는 38시간을 생존했습니다. 뭔가를 기대하고 포기하지 않는 소망이 살아가는데 힘이 된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쉽게 포기하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새 일을 할 의욕이 없고 불평하고 원망이 늘기 시작하면 이미 나이가 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누구를 믿지 못하고 마음에 의심을 품고 산다면 그만큼 늙은 것입니다. 반대로 사람이 믿어지고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다면 그만큼 젊은 것입니다. 후회하고 허무한 생각이 많아질수록 늙어 가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내일에 대해 소망이 있다면 그만큼 젊게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말 한탄해야 하는 것은 머리카락이 희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회색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마에 생긴 주름이 아니라 마음에 생긴 주름이 문제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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