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선녀와 나무꾼

  • 손성진
  • 2020.04.11 오후 04:36

선녀와 나무꾼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책에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선녀와 나무꾼은 세계 많은 나라에 걸쳐 두루 퍼져있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나라마다 등장인물이 조금씩 다르고 그 결말도 약간씩 차이가 납니다.

 

  하늘에 살던 선녀들이 깊은 산 속에 있는 폭포에 내려와 목욕을 즐겼습니다. 그 근처 마을에 나무꾼이 하나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덫에 걸려 죽어가는 노루 한 마리 구해주었습니다. 노루는 보은(報恩)의 표시로 어디에 가면 하늘에 있는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는데 선녀의 날개옷 하나를 감추어두면 장가를 갈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는데 나중에라도 그 날개옷을 꺼내주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노루의 말대로 나무꾼은 선녀의 날개옷 하나를 감추어둡니다. 옷이 없어 하늘에 올라가지 못한 선녀는 할 수 없이 나무꾼과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은 어떻게 하다가 날개옷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날부터 선녀는 옷을 돌려달라고 애원을 하기 시작했고 견디다 못한 나무꾼은 선녀에게 옷을 돌려줍니다. 며칠 후 선녀는 아이들을 옆구리에 끼고 훌훌 하늘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이것은 서양 버전입니다.

 

  동양 버전은 조금 다릅니다. 선녀가 아이들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간 후 땅에 내려올 수 없게 된 선녀들은 폭포의 시원한 물을 그리워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선녀들은 두레박을 내려 물을 길어 올렸는데 나무꾼이 거기에 올라타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하늘로 올라간 나무꾼은 선녀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은 세상에 홀로 남으신 나이 드신 어머니 걱정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남편에게 선녀는 용마(龍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나무꾼은 이 용마를 타고 세상에 내려와 어머니를 만납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팥죽을 끓였는데 나무꾼은 뜨거운 팥죽을 먹다가 흘렸고 그 바람에 놀란 용마가 하늘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할 수 없이 나무꾼은 늙으신 어머니와 살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여기까지가 우리나라 버전입니다. ()는 했지만 가정이 그렇게 된 슬픈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나가면 좋겠습니다. 선녀가 다시 용마를 보내주어 나무꾼이 어머니를 모시고 하늘에 올라가 모두 함께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두레박이라도 내려주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모든 식구들이 한곳에 모여 도란도란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찬양하며 모든 성도들이 하나가 되어 영생의 기쁨을 나누는 천국 잔치를 소망합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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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녀와 나무꾼
  • 20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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