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우리도 예배할 수 있게 해주세요

  • 손성진
  • 2020.05.10 오전 07:53

우리도 예배할 수 있게 해주세요

 

  네덜란드의 신앙인 코리텐붐(Corrie Ten Boom:1882-1983)이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자기 집에 유대인을 숨겨준 죄로 가족들과 함께 독일군에 체포되어 강제수용소에 갇혔습니다. 부모님과 언니는 그 가혹한 생활을 이기지 못하고 수용소에서 죽었습니다. 코리텐붐은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후 코리텐붐은 신학을 공부하고 남은 인생을 복음전도자로 살았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된 코리텐붐은 성도들과 함께 소련의 어느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소련군 병사 두 사람이 기관총을 들고 교회에 들어왔습니다. 소련 병사들은 총부리를 들이대고 5분간의 시간을 주겠다며 협박을 했습니다. “살고 싶은 사람은 예수를 버리고 밖으로 나가라. 그렇지 않고 예배당 안에 남아 있는 자들은 모두 죽음을 맛볼 것이다.”

 

  예배에 참석했던 성도들은 공포에 질려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성도들은 무서운 시험을 이길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낀 상당수의 성도들은 서둘러 예배당 밖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소련군 병사들은 다시 크게 소리를 쳤습니다. “이제 50초 남았다. 마지막이다. 나갈 사람은 빨리 나가라.” 몇 사람들이 주뼛거리다가 이내 도망을 쳤습니다. 이제 코리텐붐을 비롯하여 몇몇 성도들만 남았습니다. 이들은 비장한 각오로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았습니다.

 

  드디어 운명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소련군 병사들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예배당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그러더니 이들은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사실은 저희들도 신자입니다. 그런데 소련군 소속이라 예배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예배를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목숨 걸고 찾아왔습니다. 무례하게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순교자의 정신으로 예배하는 그리스도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예배드릴 수 있게 해주세요.” 그 날 코리텐붐과 성도들, 그리고 소련 병사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배를 했다고 합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예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하지 못하면서 우리도 예배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읊조리며 살았습니다. 이제 조금씩 예배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예배할 수 있게 하시는 하나님, 성도들을 예배자로 세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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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도 예배할 수 있게 해주세요
  • 20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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