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거울의 이중성

  • 임영종
  • 2020.11.07 오후 01:11

거울의 이중성


어 느 신문사에서 절도 전과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절도 전과자들은 자신의 경험담들을 털어 놓았습니다. 한 전과자가 말했습니다. “난 도둑질하러 들어갈 때 그 집 현관에 놓여있는 신발들을 살핍니다. 신발들이 가지런하면 긴장을 할 수밖에요. 그러나 만일 흐트러져 있으면 내 집같이 마음 놓고 들어갑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거든요.”


  그러자 또 한 명의 전과자가 말했습니다. “주인이 코를 골고 자고 있으면 좋더라고요. 코고는 소리에 맞추어 한 발짝씩 떼어 놓으면 행진곡에 맞추어 입장하듯이 들킬 염려가 없습니다.” 그런데 전과자들이 무서워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거울입니다. 현관이나 집안 어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 지레 겁에 질려 도망치기도 했다며 그 경험담을 털어놓았습니다.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전과자들은 자신의 양심을 본 것입니다.

 

  우리 또한 양심의 거울에 비추었을 때 부끄러움이 없어야 합니다. 더욱이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죄에 대해 흐려지고 무뎌지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심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내야 합니다.

 

 옛날 어느 나라에 왕이 살았습니다. 왕은 매일 장식이 달린 눈부신 의복을 입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며 뽐냈습니다. 자기의 모습에 취해 백성들의 안위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시종이 왕이 매일 들여다보던 거울을 몰래 치워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왕이 자기의 모습을 보려고 거울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거울은 보이지 않고, 거울이 있던 자리의 창문을 통하여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지치고 굶주린 모습이었습니다. 창백한 여인과 굶주린 아이들, 먹을 것을 찾으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아이들, 험하게 살아가는 노동자들, 허리가 구부러진 노인들. 뭔가를 깨달은 왕은 화려한 의복을 벗어버리고 평민들이 입는 소박한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 가운데로 들어가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었다고 합니다.

 

 거울은 자기를 돌아보게 하는 유용한 물건입니다. 거울 앞에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겸손해질 수 있다면 거울은 축복입니다. 하지만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에 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자신만을 살피는 것은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은 아닙니다. 먼저 거울을 통해 자기를 보았다면 이제는 거울 너머에 있는 세상까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 역시 거울과 비슷합니다. 첫째,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고칠 것이 있다면 고쳐야 합니다. 둘째, 예수님을 통해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겸손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라고 말씀하십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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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울의 이중성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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