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우리는 로마로 가니라

  • 성지현
  • 2023.07.22 오후 04:09

  사도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로마로 압송되었습니다. 오직 하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부활을 증거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기원 59-60,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몇몇 죄수와 함께 바울은 백부장 율리오라는 사람의 책임 하에 화물선을 얻어 타고 로마로 향합니다. 그레데 섬 인근을 지나는 중에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났습니다. 파도에 휩쓸리며 기구와 화물을 버려야 했습니다. 여러 날 먹지 못하고 구원의 여망마저 없었습니다. 그렇게 14일 동안 바울은 사경을 헤맸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바다에서 죽지 않을 것을 확신했습니다. 어떻게든 로마에 도착하리라 믿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다에서 고생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27:24).

  드디어 바울은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로마로 향합니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고 엄청난 반대와 핍박이 있었지만 바울은 뚜벅뚜벅 갈 길을 갑니다. 로마로 가는 것이 사명이었고 주님의 뜻을 이루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항해를 마치고 도보로 이동하기 시작할 무렵 바울이 던진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이 로마로 가니라”(28:14). 로마로 간다는 말은 세상이 흉흉하고 힘들고 어려워도 할 일은 하겠다고 하는 당당한 외침입니다.

  지난 며칠 사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장마와 폭염, 특별히 폭우로 인해 많은 분들이 생명과 재산을 잃었습니다. 경북 어디, 그리고 청주 어느 지하차도에서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해병 하나가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오염수 방류 문제로 마음이 무거운데 골프, 쇼핑 등 답답한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높은 분의 지인이 법정구속이 되기도 했고, 게다가 지난 금요일에는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묻지 마칼부림이 나서 한 명이 죽고 세 명이 다쳤습니다. 서초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23살 젊은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이 무섭고 답답합니다. 하지만 바울처럼 로마로 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새벽기도를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유치부,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를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나이 지긋한 노인들의 흰 머리를 보는 것도 좋고 어린아이들이 뛰어노는 해맑은 웃음소리도 참 좋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우리는 로마로 갑니다. 우리에게 로마는 사명이고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조금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고 뚜벅뚜벅 로마로 가야 합니다. 로마로 가는 길이 행복합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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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로마로 가니라
  • 2023-07-22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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