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관포지교(管鮑之交)

  • 성지현
  • 2023.08.12 오전 11:11

  프랜시스라는 성자가 있습니다. 성 프랜시스(1567-1622)는 파리의 예수회에서 교육을 받고 당대 최고로 알려진 파도바대학교에서 법률을 공부하여 법학박사가 되었습니다. 그때 나이가 24, 하지만 성 프랜시스는 세속적인 화려함을 포기하고 2년 뒤인 26세에 사제가 되었습니다.

  성 프랜시스의 평화의 기도를 기억합니다.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프랜시스가 제자들과 함께 산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 하나가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마침 산적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소년은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용기를 다해 소리를 쳤습니다. “남들은 땀 흘려 일하는데 어찌하여 남의 것을 훔쳐 먹으려고 합니까?”

  도적들은 마음이 찔렸는지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선생님이 돌아오시자 이 소년은 자랑스러운 듯이 있었던 일을 보고했습니다. 소년의 말을 듣고 있던 성 프랜시스는 칭찬은커녕 조금 섭섭한 말투로 대답했습니다. “그건 네가 실수한 거야. 지금 곧 그 사람들에게 가서 이 빵과 포도즙을 주고 오너라.”

  소년은 선생님의 말씀대로 빵과 포도즙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산적들은 그것을 먹지 않고 소년을 따라 수도원으로 돌아와 회개하고 프랜시스의 제자들이 되었다고 합니다. 성도가 관용하고 관대함을 보일 때 놀라운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역사상 가장 예수님을 닮은 인물로 추앙받는 인물이 바로 성 프랜시스입니다.

  옛날 중국 제() 나라에 관중과 포숙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둘도 없이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함께 장사를 했는데 관중이 이익을 더 많이 가지면 포숙은 그의 집이 가난하기 때문이라며 받아들였습니다. 관중은 사업에 실패하고 과거에도 세 번이나 낙방했습니다. 하지만 포숙은 내 친구 관중이 때를 잘 못 만난 탓이야. 그의 재능이 너무 아깝구나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전쟁이 터졌습니다. 관중은 군대에 소집이 되었는데 세 번이나 도망을 쳤습니다. 하지만 포숙은 관중을 탓하지 않고 그에게 늙으신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야라고 이해했습니다. 이렇게 포숙은 끝까지 관중의 인품과 처지를 이해하려 하였습니다. 관중은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오직 포숙뿐이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훗날 사람들은 관중과 포숙을 가장 아름다운 우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변함없는 우정, 서로를 관용하고 이해하는 가까운 사이를 관포지교(管鮑之交)라고 부릅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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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포지교(管鮑之交)
  • 202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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