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칼 두 자루

  • 성지현
  • 2023.08.19 오후 01:41

  어느 주택가 골목에서 한 여인이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고 지나던 행인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여인은 여기저기 상처가 났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습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서둘러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해 물었습니다. “너무나 갑자기 당한 일이라.” 여인이 기억한 것은 20대 초반의 남자, 곱슬머리에 검은색 상의. 경찰들은 CCTV를 확인하고 주변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멀지 않은 곳에서 한 남자를 체포하였습니다.

  경찰은 여인과 청년을 대질시켰고 여인은 맞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소식을 들은 여인의 남편이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청년을 폭행하였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여인보다 청년이 더 많이 맞았습니다. 경찰이 말리지 않았으면, 남편은 한때 조직에 몸담았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며칠 후 진짜 범인이 체포되었습니다. 다른 동네에서 노상강도를 하다가 체포되었는데 조사하는 과정에 여인을 폭행했던 일까지 밝혀진 것입니다. 청년은 풀려났지만 자기를 체포한 경찰들이 원망스러웠고, 게다가 자기에게 폭행을 가한 그 남편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어떻게든 복수를 해야지.’

  청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화가 나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들아, 참아야 하는 거야. 너는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냐?” 어머니는 간곡한 말로 아들을 설득했지만 아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 타이르면 타이를수록 아들은 더 화가 났습니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던 아들은 결국 날이 시퍼런 칼을 구입했습니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었던 아들은 어머니 얼굴이라도 보고 가기로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늦은 밤, 어머니는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들의 마음을 돌려달라고 간곡히 기도를 했습니다. 그 기도 소리에 아들이 무너졌습니다. 아들은 방문을 박차고 들어가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들이 흐느껴 울고 있을 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한 남자가 담벼락 밑에 서 있는데 남자 역시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남자 역시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사실은 경찰에게서 아드님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칼을 들고 한판 붙으려고 왔던 겁니다.” 그 날 밤, 어머니 앞에는 칼 두 자루가 놓였습니다.

  요즘 칼을 들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모든 이들이 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았다고 여겨질 때 한 번 더 참을 수 있다면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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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두 자루
  • 2023-08-19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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