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유태영 박사의 ‘찰라흐’

  • 성지현
  • 2023.09.02 오후 02:57

  유태영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유대 종교와 사회를 연구하는 가르치는 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학자이십니다.

  유태영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너무 가난하여 학교에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똑똑했던 유태영은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5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유태영은 하나님께 기도하면 들어주신다는 말을 듣고 중학교에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유태영은 통신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낮에는 구두닦기를 하고 저녁에는 야간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굶는 날이 많았고, 너무 배가 고프면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했습니다. 한강이 얼어붙는 혹한의 겨울에 유태영은 내의 한 벌 없이 불기 하나 없는 곳에서 한숨도 잠을 자지 못하고 방안을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새벽에 교회에 가서 기도하며 몸을 녹였습니다.

  먹지 못하고 자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유태영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굳게 믿었고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주일예배를 거르지 않았고 어떻게든 말씀에 의지하여 살고자 했던 유태영은 독지가를 만나 미국, 이스라엘, 덴마크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유태영은 대학교수로, 정부 기관에서 봉사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유태영 박사를 아는 이들은 그가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형통한 인생을 살았다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형통은 평생 꽃길을 걷는 것이 아닙니다. 가시밭길을 만나도 거뜬히 건널 수 있는 것이 형통(亨通)입니다. 형통으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찰라흐(tsalach)쪼개다, 뚫고 들어가다라는 말입니다. 도끼나 낫이 딱딱한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결국 그것을 쪼갤 때, 그것이 바로 찰라흐입니다.

  살다 보면 강이나 협곡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강을 만나고 산을 만날지라도 그것을 가로지르고 뛰어넘으면 형통한 삶은 사는 것입니다. 형통은 처음보다 끝이 좋습니다. 성취하고, 끝까지 해내는 것이 형통입니다. 유태영 박사는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꿈을 이루었고 마지막에 크게 웃었습니다.

  가을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은천인 모두 형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처음보다 끝이 아름답고, 무슨 일을 시작했다면 풍성한 열매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도끼를 들었다면 기어이 나무 덩어리를 두 쪽으로 끊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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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태영 박사의 ‘찰라흐’
  • 2023-09-02
  •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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