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네쌍둥이 자매 이야기

  • 구교환 목사
  • 2016.07.08 오후 03:08


네쌍둥이 자매 이야기


   강원도 삼척에서 광부로 일하던 황영천과 동갑내기 이봉심은 결혼 5년째인 1988년 둘째를 임신한 것 같아 병원을 찾았습니다. 놀랍게도 70만분의 1 확률이라는 네쌍둥이였습니다. 당시 월세 2만 원짜리 단 칸 방에 살고 있던 이들에게 네쌍둥이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병원은 첫째만 살리고 나머지는 포기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두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자 친정인 인천으로 올라와 동네 작은 병원에서 출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정일이 되기도 전에 양수가 터지면서 큰 병원으로 옮긴 것이 인천길병원이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서둘러 수술을 했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슬, 설, 솔, 밀이라는 네 자매입니다. 병원의 이사장이었던 이길여 회장은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사용을 포함한 병원비를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자라서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대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 회장은 한 동안 그 약속을 잊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이 회장은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네쌍둥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수소문 끝에 이들이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아버지는 광부 일을 포기하고 막노동을 하며 어렵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려운 집안 환경에도 네쌍둥이들은 잘 자랐습니다. 성적도 좋았고 운동도 잘했습니다. 자라면서 사회에 보답하며 살아야겠다는 꿈을 키우며 모두 간호사가 되기로 약속했습니다.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수시 합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학비 마련이 어려워 고민하고 있던 차에 길병원 이사장을 다시 만난 것입니다.

 

   2007년 1월 10일, 이길여 회장은 이들 자매에게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해 17년 전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 후로도 쌍둥이 자매들에게 학비 전액을 지원했고 네쌍둥이가 졸업하면 병원에 취업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대로 2010년 2월 쌍둥이 자매들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가천대학교 길병원 간호사로 입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5월 11일, 네 자매 가운데 세 자매가 용인시청 시민예식장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주례는 이들 자매가 출석하는 인천 열린문교회 김재원 목사, 둘째 황설은 선교사인 남편의 일정 때문에 6개월 전에 먼저 결혼식을 올렸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들 자매는 가천대길병원 인공신장실과 신생아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태어나 함께 자라면서 똑같이 간호사가 되고, 같은 날 같은 병원에 함께 입사하고, 그리고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은 요즘같이 가정이 깨지고 스스로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세상에 시원한 음료수같이 다가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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