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 구교환 목사
  • 2016.04.02 오후 02:03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기원전 985년 무렵, 이스라엘 임금 다윗은 정치적으로 큰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강력한 쿠데타가 발생하였는데 그 주모자는 놀랍게도 다윗이 가장 많이 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한 다윗은 서둘러 왕궁을 빠져나갔는데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 감람 산 길로 올라가면서 다윗은 머리를 가리고 울면서 맨발로 갔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삼하15:30).

 

   다윗이 바후림이라는 지역에 이르렀을 때 시므이라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시므이는 바로 직전의 왕이었던 사울의 친족이었는데 사울이 죽고 다윗이 왕위에 오른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시므이는 다윗을 뒤따라오면서 계속해서 돌을 던지며 저주를 하였습니다. “피를 흘린 자여 사악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 … 너는 피를 흘린 자이므로 화를 자초하였느니라”(삼16:7-8).

 

   아무리 쫓겨나는 신세라 할지라도 다윗에게는 수행원들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아비새라는 장군이 당장 쫓아가서 시므이의 머리를 베겠다고 달려들었습니다. 장군으로서 자기가 모시는 임금이 욕을 먹으니 가만히 있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아비새를 만류합니다. “내 몸에서 난 아들도 내 생명을 해하려 하거든 하물며 이 베냐민 사람이랴?” 이렇게 말하는 다윗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윗은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선히 인도하실 것을 간구합니다. “여호와께서 나의 원통함을 감찰하시리니 … 여호와께서 선으로 내게 갚아주시리라”(삼하16:12).

 

   얼마 후 다윗은 반역자들을 물리치고 다시 예루살렘 왕궁으로 돌아옵니다. 이 때 바후림에 있는 베냐민 사람 시므이가 달려 나와 다윗 앞에 엎드립니다. “내 주여 원하건대 내게 죄를 돌리지 마옵소서”(삼하19:19). 이 모습을 지켜보던 장군 아비새가 발끈하였습니다. 죽여야 마땅하다며 펄펄 뛰는 아비새에게 다윗은 또 다시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떨고 있는 시므이에게 죽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세 종류의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웃을 저주하고 공격하는 사람, 욕을 먹으면서도 꿋꿋하게 참는 사람, 그리고 옆에서 괜히 흥분하는 사람입니다. 시므이는 상대의 약점을 파고 들다가 상대가 강해지면 그 앞에 엎드려 싹싹 비는 기회주의자로 보입니다. 아비새는 정의감에 불타 악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누구를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였고 힘이 있어도 그 힘으로 사람들을 제어하지 않는 너그러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왕이면 넉넉한 마음으로 용서하고 축복하며 살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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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 2016-04-02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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