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대강절을 시작하며

  • 구교환 목사
  • 2015.11.28 오후 01:17


대강절을 시작하며




   교회 절기로서 대강절(待降節)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 전의 4주간을 가리킵니다. 대림절(待臨節)이라고도 불리는 대강절은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앞서 그의 오심을 경건한 마음으로 준비하기 위한 기간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에서는 대강절 첫 주일을 성 안드레의 축일(St. Andrew's Day, 11월 27일) 이후 가장 가까운 일요일로 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대강 주일이 시작되는 날짜는 11월 27일보다 빠르지 않고 12월 3일보다 늦지 않습니다. 이러한 계산법에 의하면 성탄절 전 대강절에는 4번의 주일이 있게 됩니다.

 

   대강절에 관련된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자료는 6세기 후반의 '겔라시우스 예전서'(Gelasian Sacrament)입니다. 이 책은 성탄절 전, 대강절기에 사용될 여러 기도와 성서 낭독의 5주일 분량을 갖추고 있는데, 이로 보아 당시 교회들이 성탄절 5주일 전부터 대강절 행사를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524년 레리다 회의에서는 이 기간 중에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였고, 수요일과 금요일에 금식을 선포하는 등 그 예식의 내용이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사순절과 비슷하였습니다. 그러나 대강절은 구세주의 오심을 바라는 기쁨의 기간인 만큼 사순절처럼 그 예식이 엄격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12세기 들어오면서 보다 넓은 의미로 대강절을 해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만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이며 동시에 앞으로 이루어질 역사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께서 과거에는 베들레헴에 탄생하심으로 이 땅에 오셨고, 현재는 믿는 자의 마음에 직접 찾아오시며, 마지막 심판 날에는 재림주로서 오실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로 대강절은 회개와 새로운 결단을 촉구하는 새로운 절기로 변화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대강절에는 교회와 성도들의 가정에 촛불을 밝혔습니다. 오늘날에는 촛불 대신에 다양한 색전등으로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성탄을 즈음하여 거리거리를 밝히며 어둠을 몰아내는 아름답고 밝은 빛은 성탄을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에 큰 기쁨을 주며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생각하며 스스로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살 것을 다짐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오늘날 세계 교회는 대강절에 금식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업주의에 물든 성탄절의 요란한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대강절의 의미마저 잊게 하는 일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대강절은 단순히 성탄 한 달 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강절은 주님을 고대하며 거룩한 만남을 기다리는 기간입니다. 신부가 신랑을 기다리듯 정결한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릴 때 주님께서는 빛 가운데로 임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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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강절을 시작하며
  • 2015-11-28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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