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낙타와 바늘귀

  • 구교환 목사
  • 2015.11.07 오후 02:52


낙타와 바늘귀


   어느 날 예수님께서 길을 가고 계시는데 재물이 많은 사람이 찾아왔습니다(10:17). 마태복음은 이 사람을 청년으로, 누가복음은 관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 복음서를 종합하면 이 사람은 젊고 돈이 많은 관원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사람은 신앙적으로도 흠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율법의 조항들을 어려서부터 잘 지켰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사람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10:21). 이 말씀에 그 사람은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돌아갔습니다. 쓸쓸히 돌아서는 그 사람을 바라보던 예수님께서 둘러서 있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10:23-25).


   낙타는 꽤 덩치가 큰 짐승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이 볼 수 있는 짐승 중에서 가장 짐승입니다. 반대로 바늘귀는 말 그대로 실을 꿰는 바늘구멍을 뜻합니다. 구멍 가운데 바늘귀보다 작은 구멍은 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따라서 낙타와 바늘귀는 가장 큰 짐승과 가장 작은 구멍입니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뜻입니다. 차라리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재물이 많은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바늘귀를 어떤 성을 출입하는 작은 문이라고 해석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성들은 해가 떨어지면 통행이 금지되었다가 해가 뜨면서 다시 문을 개방합니다. 그런데 통행금지 시간에 부득이하게 성을 드나들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를 대비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늘귀라고 불리는 작은 문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바늘귀라고 불리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려면 낙타에 실린 짐들을 모두 내려야 합니다. 낙타 역시 무릎을 꿇은 채로 기어서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 사람 역시 허리를 숙이고 몸을 낮춰야만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바늘귀였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부자에 대해 경고하실 때 바늘귀 이야기는 이 작은 문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인 것 같습니다. 재물이 많은 자라고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아야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 때문에 불편해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소유로 인해 오히려 제한을 받습니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훌훌 벗어버리고 홀가분하게 천국잔치에 앉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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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타와 바늘귀
  • 2015-11-07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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