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위장된 세상, 진실한 인생

  • 구교환 목사
  • 2015.06.06 오후 02:12


위장된 세상, 진실한 인생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진실 공방”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종북 논란, 죽어가면서 남긴 짤막한 메모, 최근에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얽힌 이야기까지,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설명을 들어보지만 아리송한 것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분명 어느 한 쪽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본인 스스로 착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위장된 채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양의 탈을 쓴 이리라고 할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데 속으로는 썩어 있는 경우가 많고 깨끗해 보이지만 실상은 더러운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 같은데,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가지 않아 그 사람의 실체를 발견하고 아쉬움 가운데 돌아섰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입술로는 진실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속임을 베푸는 사람들, 온유한 입술을 가진 것 같으나 속으로는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낮은 은을 입힌 토기”(잠26:23)와 같아 그 날이 얼마 가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현대인들의 특기 가운데 하나는 위장술입니다. 속으로 울고 있지만 겉으로는 웃고 있습니다. 속으로는 화가 나 있지만 괜찮다고 말합니다. 큰 소리를 치지만 사실은 무섭고 두려워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여인들이 하는 화장 역시 위장술의 일종일 것입니다. 작은 눈을 크게 보이기 위해, 하염없이 늘어나는 주름살을 감추기 위해 여인들은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겁 없이 높아지는 여인들의 구두 역시 그런 마음을 대변하는 대표선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인들의 위장술 가운데 무서운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위장된 게으름”입니다.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태도나 버릇’을 게으름이라고 합니다. ‘위장된 게으름(disguised laziness)이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는 모습’이라고 「굿바이 게으름」이라는 책에서 저자 문요한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바쁘게 돌아가기는 하는데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면 이 역시 게으름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주부가 빨랫감을 잔뜩 쌓아놓고 하루 종일 청소만 하고 있다면 사실 게으른 것입니다. 내일 수학 시험인데 영어 단어를 열심히 외우고 있는 학생 역시 위장된 게으름에 빠져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바쁘기는 하지만 정작 할 일을 하지 않고 것이 문제입니다.

 

   진실 공방—우리 사회에 속고 속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믿어 달라고 말하기 전에 자기가 먼저 자기를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위장된 진실, 위장된 선과 미, 나아가 위장된 게으름까지 우리 스스로 다스려야 하는 못된 녀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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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장된 세상, 진실한 인생
  • 2015-06-06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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