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넉넉한 마음으로

  • 구교환 목사
  • 2015.02.07 오후 07:24

 

넉넉한 마음으로

 

   다윗은 수많은 사람의 피를 흘린 사람이었습니다. 왕이 되기 전 사람들은 다윗의 전과(戰果)를 기리며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라며 노래를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왕이 된 후에도 다윗은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며 엄청난 피를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다윗이 무지막지한 살인자는 아니었습니다. 적군들에 대해서는 치밀한 전략 끝에 대승을 거두었지만 나름 아량이 있었고 배려가 있었습니다.

 

   다윗이 도망자로 살던 때입니다. 사울 임금이 수천 명의 군사를 데리고 다윗을 추격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엔게디 광야 어느 동굴에 숨어 있었는데 마침 사울이 용변을 보러 그 동굴에 들어왔습니다. 무방비 상태인 사울은 오히려 다윗의 손끝에 생명이 달려 있었습니다. 다윗의 부하들은 하늘이 내린 기회라며 사울을 칠 것을 종용했지만 다윗은 하나님께서 기름 부은 자에게 손을 댈 수 없다며 사울을 살려 보냈습니다(삼상24:1-7).

 

   결국 사울은 죽고 다윗이 그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전쟁에서 다윗은 연승을 거두었고 나라는 든든해져 갔습니다. 나라 안팎의 급한 일들을 정리한 다윗은 전왕 사울의 자손들을 찾았습니다. 원수를 갚겠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자기를 죽이겠다고 쫓아다닌 사울이었지만 그 자녀들에 대해서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까닭입니다. 사울의 아들 요나단에게 므비보셋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양쪽 다리를 절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므비보셋을 불러들여 밭을 주고 평생 자기와 함께 식사를 하도록 조치하였습니다.

 

   한 번은 다윗이 반란군에게 쫓겨 산속으로 도망을 쳐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허겁지겁 도망치는 다윗을 따라오며 사울의 친척 가운데 하나인 시므이라는 자가 돌을 던지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입에 담지 못할 저주를 쏟아내고 있는 시므이를 다윗을 수행하던 장군 아비새가 당장 쫓아가 머리를 배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아비새를 만류합니다. 얼마 후 쿠데타가 평정되고 다윗은 식솔들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복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문제아 시므이가 나타나 엎드려 용서를 구했습니다. 옆에 있던 장군 아비새는 시므이를 살려둘 수 없다며 흥분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또 다시 넉넉한 마음으로 시므이를 용서하고 위로하였습니다. “네가 죽지 아니하리라”(삼하19:23).

 

   용납, 용서, 아량 같은 단어들이 뜨겁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물론 공의(公義)는 이루어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용서 받고 싶고 용서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보혈로 용서 받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앙갚음, 화풀이, 보복, 복수라는 말 대신에 용서, 화해, 덮어줌, 감싸줌, 그리고 배려와 아량이라는 말들이 우리 사회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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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넉넉한 마음으로
  • 2015-02-07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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