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그리심산과 에발산

  • 구교환 목사
  • 2014.11.08 오후 02:51


그리심산과 에발산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대략 50여 킬로미터 정도 올라가면 사마리아의 중심 세겜이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사마리아 지역은 현재 팔레스타인 관할로 평상시에는 들어갈 수가 없는 지역입니다. 세겜의 현재 지명은 나불로스(Nablus)로 아래쪽으로 그리심산이 있고 위쪽으로는 에발산이 있습니다. 그리심산은 해발 881미터, 에발산은 그보다 조금 더 높은 940미터의 산입니다. 두 산봉우리 사이의 계곡에 위치한 도시가 세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심은 축복의 산으로, 에발은 저주의 산으로 지명하셨습니다(신11:29).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세겜에서 축복의 메시지를 선포하면 그리심에 올라가 아멘을 외쳤고, 저주의 말씀을 선포하면 에발에 올라가 아멘으로 화답하였습니다.

 

   지난 10월 중순, 이스라엘을 방문하였습니다. 협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가자지구에서의 분쟁으로 인해 전운(戰雲)이 채 가시지 않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10월 19일 오후, 가이드를 하던 목사님과 의기투합하여 사마리아 지역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이틀 전만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또 설상 들어간다 하더라도 치안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을 출발하여 1시간 넘게 달려 사마리아로 들어가는 체크포인트에 도착하였습니다. 운전기사가 뭐라 뭐라 상황을 설명했고 잠시 후 바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처음 들어가 보는 사마리아 땅, 감격과 감사의 마음을 알고 있는지 버스는 언덕길을 낑낑거리고 올라가 그리심산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래로는 세겜이 내려다보이고 맞은편으로는 에발산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마침 비가 내렸습니다.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이른비’가 내린 것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른비’가 내리면 농사를 시작합니다. 다시 말해 ‘이른비’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축복의 비입니다. 이스라엘에서 비를 맞아보다니, 그것도 묵은 땅을 기경하는 ‘이른비’를 말입니다. 비록 속옷까지 젖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축복의 산 그리심산에서 경험하는 이른비는 예기치 않았던 하나님의 축복이었습니다.

 

   세겜골짜기를 중심으로 그리심과 에발을 지명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감사를 할 수도 있고 불평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입으로 축복을 할 수도 있고 저주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라고 믿습니다. 그 날, 비를 맞으면서 올랐던 그리심에서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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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심산과 에발산
  • 2014-11-08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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