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금 20Kg 때문에

  • 구교환 목사
  • 2014.07.19 오후 12:11

금 20Kg 때문에

   기원전 1,150년, 이스라엘은 미디안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미디안은 메뚜기 떼같이 몰려와 이스라엘을 억압했는데 농사철이 되어도 파종을 못하게 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큰 어려움에 빠트렸습니다. 다급해진 백성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시고 기드온을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기드온은 미디안과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하게 됩니다. 미디안 군대가 "메뚜기의 많은 수와 같고 그들의 낙타의 수가 많아 해변의 모래가 많음"(삿7:12) 같았어도 기드온은 고작 300명의 군사를 데리고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전쟁에서 돌아올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드온을 왕으로 옹립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기드온은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삿8:23)며 정중하게 사양하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 다음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기드온은 왕이 되는 대신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전쟁에서 탈취한 귀고리를 달라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기드온의 부탁을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겉옷을 펴고 즐거운 마음으로 탈취했던 귀고리를 그 가운데 던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금귀고리의 무게가 금 1,700세겔이나 되었습니다. 기드온은 이것을 녹여 에봇을 만들었습니다. 에봇이란 제사장들이 예복을 입을 때 그 위에 걸치는 일종의 겉옷입니다. 조끼와 같다고도 할 수 있는데 앞에만 있었는지 아니면 뒤에도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금 1,700세겔이면 대략 20Kg 정도의 무게입니다. 시가로 쳐도 10억 원에 달하는 대단한 것입니다. 기드온은 에봇을 자신의 성읍 오브라에 보관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것을 음란하게 위했습니다(삿8:27).


   음란하게 위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한 것인지는 설명이 없습니다. 아마도 화려한 에봇 앞에서 음란한 짓을 했을 것입니다. 금 덩어리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망측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어쩌면 에봇 앞에서 절을 하는 행위도 했을 것입니다. 기드온이 왜 금을 모았는지, 그 금으로 왜 에봇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원래 에봇은 금색, 청색, 자색, 홍색, 그리고 가늘게 꼰 베실 등 다섯 가지 색상의 실을 사용하여 만들라고 했던 것입니다(출28:6).


   결국 금으로 만든 에봇은 기드온과 그의 집에 올무가 되었습니다. 올무란 새나 짐승을 잡을 때 쓰는 올가미입니다. 올무가 되었다는 것은 세상에서 고개 들고 다니기 어렵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공직에 있었다면 탄핵 대상이 되었을 것이고, 만약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하게 된다면 통과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나라의 큰 지도자 기드온은 금 20Kg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살아야 했습니다.


   금 20Kg가 없어도 좋습니다. 차라리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는 물론 하나님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최고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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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 20Kg 때문에
  • 2014-07-19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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