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어린이 주일에 즈음하여

  • 구교환 목사
  • 2014.05.03 오전 11:58

어린이 주일에 즈음하여


  2010년 어린이주일에 "중국산 대나무"라는 제목으로 주보에 글을 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 대나무의 씨앗은 여느 씨앗과는 달리 땅에 심겨지면 곧바로 싹을 내는 것이 아니라 수면상태에 들어가는데 5년이 지나야 움이 돋고 자라기를 시작하여 1년에 18미터 이상을 자라납니다. 그래서 대나무를 키우는 중국 농부들은 움이 돋지 않는 땅이지만 수 년 동안 적절한 양분과 물을 공급합니다. 만약 농부가 조급한 나머지 싹이 트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땅을 갈아엎는다면 대나무 씨앗은 죽을 것입니다. 하지만 농부는 소망을 잃지 않고 대나무 움이 돋기를 기다리며 사랑으로 돌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천안함 사건이었습니다.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 2010년 3월 26일, 당시 국민들 모두 놀란 가슴으로 숨을 죽이고 살아야 했습니다. 물론 희생자들의 유족들은 오열을 했습니다. 이제 4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4년 만에 우리들은 세월호 사건으로 또 한 차례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일에 연루된 수많은 사람들, 게다가 구원파라는 이단 종파가 그 배후에 있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어제 오후에는 우리가 늘 이용하는 서울지하철에서 충격적인 추돌사고가 있었습니다.


   겁나서 못살겠다는 말을 합니다. 안심하고 먹을 것이 무엇인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무엇을 타고 이동을 해야 할지 자신 있게 말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참되시고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에 생명을 걸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이란 바로 우리의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는 것입니다. 자녀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너 같은 놈이 커서 뭐가 되겠어?"라고 꾸짖는 것이 바로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자녀를 저주하고 폭언을 할 것이라면 왜 아이를 낳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비록 그 아이가 문제가 있고 온전치 못하다 할지라도 부모는 자녀를 믿어주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부모의 할 일입니다. 마치 긴 세월 동안 맨 땅에 물을 주는 대나무 농사꾼처럼 말입니다.


   지금은 우리 사회가 비행기가 떨어지고 배가 가라앉는 세상입니다. 아직은 우리 아이들이 턱없이 모자라고 형편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할 일을 다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날을 바라보며 좀 더 참고 기다려주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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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주일에 즈음하여
  • 2014-05-03
  • 구교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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