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눈(雪)이 효자입니다

  • 구교환목사
  • 2011.07.16 오전 11:53

눈(雪)이 효자입니다

 

  1988년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해, 강원도 대관령 기슭 차항이라는 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용평스키장의 슬로프가 한눈에 들어 왔고 알펜시아라는 리조트까지는 자동차로 2-3분이면 갈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그 해 겨울, 대관령 일대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나가보면 차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눈이 내렸습니다. 고속도로는 물론 주변도로가 모두 막히면서 동네는 완전히 고립이 되었습니다. 30분이 가는 강릉 가는 길이 끊겨 해산기가 있는 여인은 헬리콥터를 타고 원주로 이송하였습니다. 대관령 구간이 통제되어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되자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물과 빵들을 배낭에 짊어지고 차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돕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어느 정도의 비상식량을 비축해 놓습니다. 노인들은 지긋지긋한 눈 때문에 못 살겠다며 푸념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골칫거리 눈(雪)이 이번에 효자(孝子)가 되었습니다. 눈이 많고 또 좋다고 해서 이번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이 된 것입니다. 해마다 눈 치우는데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고, 10월이면 내리기 시작한 눈이 4-5월이 되어야 사라지기 때문에 살기 어렵다고들 말하는 동네입니다. 길이 뚫리고 각종 편의 시설이 들어오고, 그래서 그 경제 효과가 수십 조에 이른다니 벌써부터 축제입니다.

  옛 어른들이 투덜거리며 치워내던 눈이 이제는 보배가 되었다는 소식은 골칫거리도 잘만 다스리면 보배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보입니다. 옛날 어부들이 재수 없다며 버렸던 우럭이라는 생선이 지금은 인기 어종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러시아가 쓸모없는 땅이라며 팔아버린 알래스카가 이제는 미국을 살리는 보고(寶庫)가 되어 있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쓸모없고 골칫덩어리 같아도 잘만 하면 의외로 괜찮은 것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 사람이 집을 짓다가 돌 하나를 보고는 쓸모없다고 판단하고 그냥 던져버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건축자가 와서 그 돌을 주어 집을 건축하는데 가장 요긴한 모퉁잇돌로 삼았습니다. 다소 비약하는 느낌이 들지만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시118:22)라는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살리시고 온 인류를 위한 그리스도로 높이셨습니다.

  눈이 효자가 되듯이, 우리 인생도 주인을 잘 만나면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 주인은 무가 뭐래도 살아계신 하나님이십니다.

 

 

 

구교환 목사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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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雪)이 효자입니다
  • 2011-07-16
  • 구교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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