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아픈 만큼 성숙하기를

  • 성지현
  • 2022.11.05 오후 02:25

  지난 한 주간 우리 모두는 먹먹한 마음으로 뭔가에 억눌려 살아야 했습니다. 그곳이 우리 동네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에, 마치 죄인처럼 크게 웃지도 못하고 단풍구경도 가지 못하고 그렇게 한 주간을 살았습니다.

  할로윈(Halloween)이란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축일 전날이었습니다. 여기서 성인이란 聖人입니다. 111일이 성인대축일이고 하루 전 날, 1031일이 할로윈데이입니다. 할로윈이 되면 미국 영국 등 서양에서는 아이들이 귀신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찾아다닙니다. 어른들은 자기 집을 찾아온 귀신에게 사탕을 나누어줍니다. 그리고 귀신을 잘 해서 돌려보냈으니 우리 집에는 귀신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할로윈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갔습니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즐기는 축제로 만든 것입니다. 상업주의의 결과일 수도 있는데 할로윈을 맞는 젊은이들 가운데 일탈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젊은이들을 한 통속으로 몰아넣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들을 앞에 앉혀 놓고 할로윈의 의미를 따지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세상에서는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할로윈이 가장 소비가 많은 활발한 축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우리 사회는 예수님 없는 성탄절이 되었고 성인(聖人)이 없는 할로윈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우리는 어디에 소망을 두어야 하겠습니까?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서는 아쉬운 것이 참 많습니다. ‘참사사고냐를 가지고 싸우고, ‘피해자사고자를 놓고 다투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똑같은 사건을 두고 자기 입맛대로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는 언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소망은 젊은 세대에 두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음 세대가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입니다. ‘거기는 왜 갔어?’라고 몰아붙이지 말고, ‘그렇게 해야만 스트레스가 풀려요.’라고 말하는 시린 마음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해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이 교회에서는 왜 묵념을 하지 않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에서는 저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교회와 성도들은 기도를 합니다. 피해자의 가족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도들은 더 간절하고 더 진실하게 기도해 주셔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너무 아픕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와 성도들이 아픈 만큼 더 성숙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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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만큼 성숙하기를
  • 20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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