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의자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 성지현
  • 2022.11.26 오후 01:06

  어느 마을에 성실하게 살아가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10여 년 전 아버지와 심하게 다툰 후에 집을 떠났습니다. 그 후, 고생 끝에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었고 10살짜리 딸과 8살짜리 아들을 낳아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이 깊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찾아갈 용기가 없었습니다. 남자의 아버지는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당신에게 등을 돌리고 떠난 아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속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0년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남자의 딸은 아빠가 할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명절이 되면, 특히 할아버지의 생신이 돌아오면 더 괴로워하는 아빠를 보았습니다. “아빠, 이제 사이좋게 지내세요. 벌써 10년이 지났잖아요?”

  12월 중순, 여기저기 성탄절을 준비하느라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교회에도 성탄 트리가 세워졌습니다. 딸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다가 할아버지를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간신히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 집 주소를 알아내 편지를 썼습니다. 

  “할아버지!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그래도 할아버지가 계시다니 행복해요.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에 저희 집에 와 주세요할아버지가 오시면 저와 제 동생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예요.”

며칠 후, 딸은 아빠와 엄마에게 할아버지를 초대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딸의 이야기를 듣던 아빠는 어이없다는 듯 한참을 웃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오신다구, 설마.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 고집쟁이가?”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습니다. 엄마는 별 다른 생각 없이 식탁을 준비했습니다. 아빠 역시 아무 생각도 없는 듯, 해마다 해왔듯이 아이들 선물만 챙겼습니다. 하지만 딸은 달랐습니다. 저녁마다 침대 모서리에 앉아 기도를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꼭 오실 거라고 믿었던 딸은 자기 방에 있는 의자를 끌고 나왔습니다. “의자가 하나 더 있어야 하잖아요? 할아버지는 꼭 오실 거예요.” 그 때, 벨이 울렸습니다. 할아버지가 오신 것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아!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가운데 오십니다. 성탄에 서로서로 용서하고 모두 모두 하나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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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자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 20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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