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우리 함께, 같이 같이

  • 임영종
  • 2021.11.07 오후 01:01

    젊은 엄마가 이웃집에 아들을 데리고 놀러갔습니다. 세 살 정도 된 아이였는데 마침 그 집에도 엇비슷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사내아이들은 서로를 경계하였습니다. 남의 집이기 때문에, 그리고 한 아이는 자기의 물건에 누가 손을 대는 것이 싫었습니다.

    가족을 제외하고는 누구와 어울려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울고 싸우고, 두 아이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이 때 엄마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같이 같이! 사이좋게.” 처음에는 불편하기만 했던 아이들은 조금씩 양보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함께 노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두 아이는 같이 하는 법을 배우며 그렇게 친구가 되어 갔습니다.

    우리 말 가운데 따스함이 느껴지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같이, 함께라는 말입니다. 참 따듯합니다. ‘우리라는 말도 참 좋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상대방이 우리라는 말을 사용하면 어색함이 사라지고 금세 친구가 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어깨와 어깨끼리, 가슴과 가슴끼리 맞대고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이진관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가사 중에 외로운 가슴끼리 사슴처럼 기대고 살자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인생인데 혼자 고생하지 말고 사슴처럼 서로 가슴을 기대고 같이 살자는 뜻입니다. 인생은 미완성이지만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살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은 아름다울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그려야 해.” 이렇게 사는 것이 사람이고 인생입니다.

    요즘 뉴스에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아마 내년 언젠가 대통령을 뽑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대개 나는 너와 달라, 너는 못해도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당신은 틀렸고 나는 항상 옳다라고 주장합니다.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추측건대 우리 편이 득세(得勢)하려면 상대편을 눌러 앉혀야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사는 것이 정치입니다.

    상대를 살리기 위해 대신 죽은 분이 계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세상을 구하셨습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2:6-7)라고 소개합니다. 우리와 같이 인간의 몸을 입으신 주님께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세상을 향해 우리 함께 가자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함께, 같이, 같이.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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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함께, 같이 같이
  • 202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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